① 배우자의 보유기간 부족으로 생긴 조합원 지위 승계 문제, 선등기·후잔금으로 해결.
② 무이자 이익이 매수인 부부에게 절반씩 귀속된다면 증여세 과세 제외선 바로 아래.
③ 장특공제 받는 매도인, 이자보다 집값으로 받으면 세후 유리할 수도.
④ 장특공제·보유세 개편안 발표 전 매도, 현행 세제 혜택 적용.
⑤ 관저에 사는 대통령, 집을 팔아도 당장 다음 집을 구할 부담은 없어.
공동명의 변수, 셀러파이낸싱으로 돌파
2017년 7월 17일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했다.
김혜경 여사가 식사 중이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말을 건다.
“내 이름으로 된 집도 없어”
공동명의를 해달라는 뜻이었다. 이 시장은 이렇게 응수한다.
“내가 당신 거야”
그 집이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다. 방송으로부터 약 16개월 뒤인 2018년 11월 29일 김 여사는 이 집 지분 절반을 증여받는다. 이 집은 이후 약 7년8개월 만에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이른바 집주인 대출 방식으로 팔렸다. 이 대통령의 거래 후 ‘알 만한 사람’만 알던 집주인 대출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다.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 7월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을 맺고 16일 소유권을 넘겼다. 미지급 잔금 14억8000만원은 10월 말까지 기다렸다 받기로 했다. 그 잔금을 담보한 채권최고액 약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은 11월 3일 말소됐다. 말소 신청이 10월 30일 접수됨에 따라 사실상 거래가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이번 매매에서 등기를 서두른 이유로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가 제시됐다. 양지마을의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는 7월 27일 이뤄졌다. 소유권 이전 11일 뒤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신탁 방식으로 추진하는 재건축은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후 지위를 넘기는 데 제한이 따른다.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7월 27일 전에 소유권을 이전해야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만 예외가 있다.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했다면 고시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집을 1998년 취득해 약 28년간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했다. 이 대통령 단독명의였다면 이 예외를 적용받아 고시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변수는 공동명의에서 비롯됐다. 장기 보유·거주 예외는 양도인 별로 따진다. 김 여사는 지분을 증여받아 주택을 소유한 지 아직 10년이 되지 않았다. 이 집을 산 사람도 공동명의자 두 명이다.
잔금 이자 받지 않고, 증여세 과세 제외
매매 사실을 전하면서 청와대는 “(잔금지연에 따른)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며 “증여세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공식 방송에 함께 출연한 한문도 교수는 매수인에 대한 배려와 짧은 기간을 무이자의 이유로 들었다.
세법상 개인 간 금전 무상대출 이익을 계산할 때 쓰는 적정 이자율은 연 4.6%다. 계산한 이익이 1000만원 미만이면 과세에서 제외한다. 14억8000만원에 4.6%를 적용해 7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107일을 계산하면 이자 상당액은 약 1996만원이다. 실제 잔금 지급일이 확인되지 않아 추정한 금액이다. 채무와 금융이익이 매수인 두 사람에게 실제로 절반씩 귀속된다면 각 약 998만원으로 1000만원 미만이 된다.
이번 거래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1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대상으로 과세 여부를 검토했는데, 과세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증여세 납부 의무는 금융이익을 얻은 매수인에게 있다. 이 대통령 부부의 ‘배려’로 매수인은 2000만원 가까운 이자 비용을 아낀 걸까?
개인 간 대여금 이자에 해당하면 통상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소득세 25%, 지방소득세까지 합쳐 27.5%를 원천징수한다. 이자 2000만원을 받으면 원천징수액은 550만원이다. 최종 세 부담은 다른 금융소득과의 합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주택자로서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받는 매도인이라면 금융 편의의 대가를 이자보다 매매가격에 반영하는 편이 세후 수익에 유리할 수 있다. 비교할 것은 전체 양도차익에 대한 평균 세율이 아니라 매매가격을 높였을 때 추가로 내는 양도세다. 집값을 2000만원 높였을 때 추가로 내는 양도세가 이자 2000만원에 대한 세금보다 적다면 그 차이만큼 세후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이자로 받을까, 집값을 더 받을까
정말 그럴까? 모든 정보를 알 수 없어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대략적인 추정은 해볼 수 있다.
1세대 1주택은 집 전체 양도가액 중 12억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차익만 과세한다. 보유·거주 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면 장특공제는 최대 80%다. 최초 취득가액을 약 3억6000만원, 이 대통령 지분을 절반으로 잡고 필요경비를 반영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내야 할 세금은 지방세를 포함해 약 3938만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집값을 2000만원 높여 이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매매대금이 1000만원 늘어나면 양도세 증가액은 약 73만원이다. 이자 1000만원을 받았을 때의 원천징수액 275만원보다 약 202만원 적다.
김 여사는 2018년 11월 지분 절반을 증여받은 뒤 2022년 상반기 인천으로 이사했다. 이후 추가 거주가 없었다면 보유기간 7년, 거주기간 3년에 따른 장특공제율은 40%로 추정된다. 증여 당시 지분 평가액을 5억원으로 가정하고 필요경비를 반영하지 않으면 양도세는 지방세를 포함해 약 1억1739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김 여사에게 귀속되는 매매대금이 1000만원 늘어나면 양도세 증가액은 약 227만원이다. 이자 1000만원을 받았을 때의 원천징수액 275만원보다 약 48만원 적다.
매수인은 집값이 높아진 만큼 취득세를 더 낸다. 이 아파트에 일반세율이 적용된다면 집값 2000만원 인상에 따른 취득세와 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 증가액은 합계 70만원이다. 이는 같은 금액을 이자와 매매대금으로 받는 경우의 비교다. 실제 매매가격 29억원에 금융 편의의 대가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혜택 축소한 세제개편안 미리보기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오래 보유한 집보다 오래 거주한 집에 혜택을 주는 방향이다.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현행 보유 연 4%·거주 연 4%에서 2028년 각각 2%·6%로 바꾸고,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적용하는 안이다. 공제금액에도 한도를 둔다.
종부세 역시 실거주 1주택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고 세액공제에 한도를 두는 내용이다. 국회 심의 중인 정부안 기준이다.
‘청와대 거주 중’…살 집 당장 안 구해도
지금 자기 집에 사는 1주택자라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오래 보유했지만 거주기간이 짧다면 공제 축소가 시작되는 2028년 전에 팔아야 유리한 경우가 생긴다. 계속 살면 거주기간 공제를 더 쌓을 수 있지만, 고가주택은 공제금액 한도에 걸리거나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대통령은 재임 중 관저에서 산다. 보유주택을 팔아도 당장 다음 거처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일반 국민은 집을 팔면 새집의 매입가격과 취득세, 전월세 보증금과 임차료까지 따져야 한다. 대통령 부부는 현행 세제 아래 분당 집을 처분했다. 같은 정책 아래서도 집을 팔고 기다릴 수 있는 여건은 같지 않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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