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들의 아름다움에는 저마다 특별한 관리법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의 건강美학]은 화제 인물들의 식단, 운동, 시술, 뷰티·패션을 생활 속 정보로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다영이 임신 후 주근깨와 잡티가 짙어진 피부를 공개하면서 임신 중 색소침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로 피부의 멜라닌 색소 생성이 활발해져 얼굴에 기미가 생기거나 기존 색소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출산 후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장기간 남기도 한다.
김다영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장기 없는 얼굴을 촬영한 영상을 올리며 “햇빛 보는 걸 좋아해서 원래도 피부 색소 고민은 안 하고 살았는데, 임신하고 나니 더 짙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도 당연히 너무 예쁘지만, 사실 이런 시골 느낌도 은근히 좋은 나”라면서도 “피부과에서는 주근깨가 깊은 기미가 되기 전에 미리미리 치료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런가요?”라고 물었다.
오는 12월 출산을 앞둔 김다영처럼 임신 기간 피부색이 달라지는 경험은 흔하다. 다만 임신 중에는 피부 색소질환의 종류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달라지고, 일부 미백 성분과 치료법은 태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임신하니 주근깨 짙어지는 이유…호르몬 변화가 멜라닌 생성 촉진
임신 중 나타나는 대표적인 피부 변화는 색소침착이다. 얼굴의 기미뿐 아니라 유두와 유륜, 복부 중앙선 등의 피부색이 짙어질 수 있으며 기존에 있던 주근깨나 색소 반점도 더욱 선명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임신 중 증가하는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등 호르몬이 관여한다. 호르몬 변화는 피부의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세포(melanocyte)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자외선 노출이 더해지면 색소침착이 두드러질 수 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ACOG)에 따르면 임신 중 피부에 나타나는 갈색 반점은 멜라닌 생성 증가와 관련이 있다. 특히 양쪽 뺨과 코, 이마 등에 나타나는 기미는 임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임신 마스크(mask of pregnancy)’라고도 불린다.
2024년 국제 학술지 ‘임상·미용·연구 피부과학(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 발표에서는 임신 중 기미의 발생률이 연구 대상과 지역에 따라 약 36.4~75%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유전적 소인, 자외선 노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기미는 주로 이마와 뺨, 코, 윗입술 주변에 갈색 또는 회갈색 반점 형태로 나타나며 양쪽 얼굴에 대칭적으로 분포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염증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아니지만 색이 짙어지거나 넓게 퍼지면 미용상 고민이 될 수 있다.
임신 중 색소침착에는 자외선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멜라닌 생성이 촉진되는데, 이미 색소세포가 활발해진 상태에서는 기존 반점이 더욱 진해질 수 있다. 평소 야외활동이 많거나 자외선 차단에 소홀했다면 색소 변화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
주근깨가 깊어지면 기미 된다?…서로 다른 색소질환
김다영이 언급한 주근깨와 기미는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발생 원인과 피부에 나타나는 양상이 다른 색소질환이다.
주근깨는 주로 유전적 소인과 자외선 노출에 영향을 받는 작은 갈색 반점이다. 코와 양쪽 뺨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많이 생기며, 여름철에는 색이 짙어졌다가 자외선 노출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옅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기미는 호르몬 변화와 자외선,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작은 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경계가 불규칙한 넓은 갈색 반점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얼굴 양쪽에 대칭적으로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국제 학술지 ‘유럽피부과·성병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발표에서도 주근깨를 자외선에 반응하는 국소적인 색소 증가 현상으로 구분했다.
주근깨가 짙어지는 현상 자체가 기미로 진행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두 질환 모두 자외선에 영향을 받고, 한 사람의 피부에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외관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피부 색소가 얼마나 깊이 분포하는지도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 기미는 색소가 주로 표피에 분포하는 경우와 진피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 두 부위가 혼재된 경우 등으로 나뉜다. 진피 색소가 관여하거나 오랫동안 지속된 기미는 치료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AAD)는 기미가 다른 색소질환과 혼동되기 쉬운 만큼 피부과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피부과에서는 육안 진찰과 필요에 따른 우드등(Wood‘s lamp), 피부확대경 검사 등을 활용해 색소의 분포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기미는 출산 이후 호르몬 환경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옅어지는 경우도 많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임신 중 발생한 기미와 색소침착이 출산 후 대체로 완화되지만 일부 여성에게는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기존에 없던 색소 병변이 빠르게 커지거나 모양과 색이 불규칙하게 변하고 출혈이 발생한다면 단순한 임신성 색소침착으로 여기지 말고 피부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 중 기미 치료 서두르기보다 자외선 차단…미백 성분도 확인해야
임신 중 기미와 주근깨를 관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외선 차단이다. 색소침착을 일으키는 주요 자극을 줄이면서 출산 후 피부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미국피부과학회는 기미가 있는 사람에게 자외선 A·B를 모두 차단하는 광범위 자외선차단제(SPF 30 이상)를 매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야외에서는 챙이 넓은 모자와 양산 등을 활용하고, 자외선차단제는 땀이나 물에 지워지지 않도록 적절한 간격으로 다시 발라야 한다.
특히 기미 관리에는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visible light) 차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햇빛에 포함된 가시광선은 일부 피부 유형에서 멜라닌 생성을 자극해 기미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국제 학술지 ‘미용피부과학저널(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에는 색조 자외선차단제의 기미 예방 효과를 분석한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기미가 있는 성인 42명을 대상으로 산화철(iron oxides)이 포함된 색조 자외선차단제와 일반 자외선차단제를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약 5개월 동안 제품을 사용했으며, 연구를 마친 41명의 자료에서 색조 자외선차단제 사용군은 기미가 있는 피부와 주변 피부 사이의 색 차이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산화철은 일부 색조 화장품과 자외선차단제에 포함되는 성분으로, 가시광선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미가 반복되거나 자외선에 민감한 경우 산화철이 포함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미백 제품의 성분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기미 치료에 사용되는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은 임신 중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사용을 피하도록 권고된다. 비타민 A 유도체인 레티노이드(retinoid) 역시 임신 중 사용을 피해야 하는 성분이다. 먹는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은 태아 기형 위험 때문에 임신 중 사용이 금지된다.
반면 아젤라산(azelaic acid)은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성분으로 평가된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아젤라산이 포함된 일부 일반의약품을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피부 치료 성분으로 안내하고 있다. 다만 색소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와 산부인과 의료진에게 제품과 사용 농도를 확인받는 것이 좋다.
레이저 등 피부과 시술도 치료 목적과 임신 주수, 시술 과정에 사용되는 약물 등을 고려해야 한다. 임신성 기미는 출산 후 호전될 가능성이 있어 미용 목적의 적극적인 색소 치료는 출산 이후 상태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일상적인 피부 관리에서는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한 각질 제거와 잦은 스크럽, 피부가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미백 제품은 염증을 유발해 색소침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순한 세안제와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 장벽을 유지하고,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 중 짙어진 피부색은 출산 이후 호르몬 변화와 함께 옅어질 수 있다. 색소의 종류와 깊이, 자외선 노출 정도에 따라 회복 양상에 차이가 있는 만큼 임신 중에는 피부를 보호하는 관리에 집중하고, 출산 후에도 색소침착이 지속되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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