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대 제동 전망에 국채금리 하락

2006년 ‘블루웨이브’ 때도 달러 약세

AI투자 규제 우려에 반도체주 급락세

“외국인 매도에 1330원대 하락 제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DB]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다. 다만 미국의 AI 투자 규제 강화 우려가 국내 반도체주와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면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美 ‘블루웨이브’에 달러 약세=5일 금융정보플랫폼 코스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1344원에 출발한 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장중 1336.1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일부 되돌려 야간 거래에서 전 거래일 대비 4.1원 내린 1341.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9시께도 원/달러 환율은 1340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달러 약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의 배경에 대해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의 상·하원 과반 확보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주요 정책 추진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화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확대 기대 약화와 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주요국 통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달러 약세를 뒷받침했다”고 부연했다.

과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했던 2006년의 사례도 주목된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2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을 탈환한 이후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하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006년 중간선거 이후 달러화지수가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940원 수준에서 920원까지 하락했다”며 “이번에도 민주당의 승리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정책 전환이 예상된다면 달러화 약세가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금리 인상 기대 약화·유가 급락도=미국의 통화정책 전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AI 산업 규제가 강화될 경우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도 일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은 고용 호조보다 중간선거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10월 민간고용은 8만6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6만7000명)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미 국채금리와 달러화는 동반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중동전쟁 종전 기대에 8% 넘게 급락했다.

국제유가 급락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계기로 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내리고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유가 하락이 달러 결제 수요와 무역수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美반도체주 급락에 외국인 수급 촉각=다만 달러 약세가 곧바로 원화의 가파른 강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간밤 뉴욕증시가 반등한 흐름과 달리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하락하며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 후반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환율이 1330원대 중반에 가까워지면 수입업체의 달러 결제 수요 등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줄일 것으로 본 것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 흐름, 역외 달러화 및 엔화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패배에도 비트코인 8만달러 회복…민주당 손에 넘어간 클래리티법은 변수 [크립토360]

트럼프 패배에도 비트코인 8만달러 회복…민주당 손에 넘어간 클래리티법은 변수 [크립토360]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패권을 되찾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디지털자산 친화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불확실성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6634?sec=034


forest@heraldcorp.com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