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민간 주도 재개발·부정부패’ 발언에 반박

민간 계획물량 37.5만가구…규제 개선 등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장위건강누림센터를 방문해 장위13 재정비촉진구역 추진 형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장위건강누림센터를 방문해 장위13 재정비촉진구역 추진 형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을 부정부패와 연결해 부정적으로 보는 접근으로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규제 개선과 사업성 지원을 촉구했다. 서울 재개발 계획 물량의 약 90%를 민간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공공과 민간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5일 참고자료를 통해 “공공과 민간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민간재개발을 죄악시하는 접근은 주택공급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현장을 찾아 “공공이 하면 속도도 빨라지고 부정부패 소지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민간 주도로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이게 다 소위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주민이 원할 경우 민간재개발에서 공공재개발로 전환할 때 절차 지연 등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재개발 계획 물량은 민간재개발 373개 구역 약 37만5000가구, 공공재개발 32개 구역 약 4만2000가구다. 민간재개발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4일 페이스북에 “민간개발의 역할과 중요성을 외면하는 것은 곧 주택공급의 핵심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업의 투명성은 시행 주체가 공공인지 민간인지보다 운영 기준과 관리·감독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정비사업 공공지원제도를 통해 조합의 예산·회계와 계약, 업체 선정 등에 관한 업무 기준을 마련했고, 2014년부터는 조합 운영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역시 사업 속도와 사업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정부가 2020년 공공재개발 도입 당시 사업기간을 10년 이상에서 5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서울에서 공공재개발 착공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공공재개발은 총사업비의 약 3%를 사업시행 수수료로 부담하는 구조다. 총사업비가 5000억원이면 수수료가 약 150억원에 이를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혜택도 2023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 강남3구와 용산구로 축소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차별성이 줄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실제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 빠진 사례도 있다. 성동구 금호23구역은 2021년 3월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2024년 주민 의견조사에서 토지등소유자 346명 가운데 105명(30.3%)이 반대해 올해 1월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이후 민간 방식인 신속통합기획 재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종로구 연건동 305번지 일대도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올해 1월 후보지 지정이 취소됐다.

서울시는 이 대통령이 방문한 장위뉴타운을 과거 정비구역 해제 이후 지역 변화가 나타난 사례로 제시했다. 재개발로 조성된 신축 단지와 정비구역 해제 이후 남은 노후 주택지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주거환경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창신·숭인 지역도 함께 언급했다. 창신·숭인 14개 구역은 뉴타운에서 해제된 뒤 도시재생에 약 870억원이 투입됐지만 주거환경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현재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으며 창신 9·10구역은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 등을 두고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오 시장은 “대통령께 창신동을 찾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재개발·재건축이 왜 절실한지,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인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과 사업성 개선, 인허가 혁신 등을 통해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민간 추진이 어려운 지역에는 공공이 참여하되 민간이 추진할 수 있는 곳에서는 규제 완화와 사업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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