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구내식당·보안’ 결정서 송달
사용자성 인정 범위·교섭 의제 확대
현대차, 불복시한 직전 행정소송 검토
재계, 임금성 요구로 확대 우려 목소리
현대자동차가 ‘하청노조와 교섭해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결정에 불복해 다음 주 초 행정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중노위가 초심인 울산지방노동위원회보다 원청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한 결정서를 보내면서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5면
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송달받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신청’ 사건 결정서와 관련해 불복 시한인 오는 11일을 앞두고 행정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한 직전인 다음 주 초 소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노위는 앞서 지난 8월 31일 현대차 사건을 생산 부문, 구내식당·보안 부문, 판매 부문 등 3건으로 나눠 판단했다. 이번에 송달된 결정서는 이 가운데 구내식당과 보안·시설·미화 업무를 다룬 사건이다. 대상은 현대그린푸드 소속 구내식당 노동자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다시 도급을 받은 두잉씨앤에스·백상코퍼레이션·미성엠프로 소속 보안·시설·미화 노동자다.
결정서에 따르면, 중노위는 울산지노위보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넓혔다. 울산지노위는 금속노조가 요구한 의제를 하나씩 따져 의무실·휴게공간 제공, 보안 업무 비상연락망 구축, 근무시설·환경 개선 등 일부 의제에 대해서만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중노위는 이를 ‘산업안전 관련 근로조건’ 전체로 묶어 인정했다.
중노위는 공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해 “원칙적으로 세부 교섭 의제가 아닌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산업안전 관련 근로조건에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뒤, 노조가 제시한 나머지 의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실제 교섭에서 다룰 의제의 범위도 열어뒀다. 노조가 처음 요구했거나 시정 신청 과정에서 제시한 의제에만 교섭이 묶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중노위는 “특정 근로조건과 관련해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추후 노사 간에 실제 교섭 시 노동조합이 최초 교섭요구 또는 이 사건 시정신청 과정에서 제시했던 특정 근로조건과 관련된 세부 교섭의제로만 단체교섭 대상이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하청노조가 산업안전 의제로 교섭을 시작한 뒤 성과급 등 임금성 요구까지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금속노조가 현대차에 낸 공통요구안에는 성과급과 임금 인상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에 앞서 교섭에 들어간 한화오션에서는 이미 의제를 둘러싼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하청노조는 정규직 대비 80% 수준의 임금·복지와 차별 없는 성과금 지급 등 36개 의제를 요구했지만, 한화오션은 시설 개선과 안전 관련 6개 의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법적 분쟁도 늘고 있다. 중노위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재심판정에 불복해 제기된 행정소송은 9월 21일 기준 15건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시행한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 판정 및 원하청 교섭 관련 기업 인식조사’에서도 기업들은 ‘노동위의 원청 사용자성 관련 판정이 법률 및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에 맞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40.3%)고 답했다. 아울러 개정 노조법의 보완 입법 과제로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 명확화’(67.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권제인·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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