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협의 재개에도 “논의 진전 많지 않아”
용산공원 활용·정비사업 규제 완화 평행선
재초환 부담 현실화에 정비사업 위축 우려도
책임 공방 속 서울 아파트값 91주 연속 상승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서울 주택 공급을 위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제자리를 걷고 있다. 양측 모두 공급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공공과 민간 주도를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어서다. 용산공원, 정비사업 규제완화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책임 소지를 놓고 메세지 공방만 지속되는 중이다.
8일 국토부 및 서울시에 따르면 두 기관은 한동안 중단됐던 국장급 실무 채널을 가동하며 공급 협의를 논의 중이다. 향후 재개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간 회동 전 쟁점들을 조율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앞서 김이탁 국토부 차관과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 간 고위급 회동도 거론되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만나더라도 각자의 입장을 전하는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며 “실무적으로 논의가 많이 진전되진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관 교체와 국정감사 등으로 중단됐던 공급 협의는 재개됐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던 용산공원 본체 부지 활용 문제는 동력을 잃었고, 공공택지 개발에서도 서울 물량은 제한적이라 의제로 다루기 애매해졌다.
지난달 말 정부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6곳에 주택 7만67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지만, 모두 서울 경계에서 5㎞ 이내에 교통 거점이었다.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10만3900가구 공급계획에서 서울이 포함된 곳은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1000가구로, 전체 물량의 1%에 불과하다.
공급 물량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홍 장관이 서울시가 국토부 요구에 협력하면 추가 택지 발표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서울시는 국토부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받아쳤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국토부가 발표 주체인데 만나자는 제의를 한 지 오래됐고, 그럼에도 구체적인 진척이 안 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서울시가 협조를 안 해줘서 안 되는 것처럼 비치는 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서도 입장은 엇갈린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요구사항인 10대 개선과제 상당수를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확답을 피했고, 조합원지위 양도 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조합원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등이 빠르게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상향 등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만큼, 국토부 입장에서도 서울시의 남은 요구를 추가적으로 수용하기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장위9구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민간 정비사업 구역인 장위10구역과 비교하며 “공공이 하면 속도도 빨라지고 부정부패 소지도 줄어드는데, 여전히 민간 주도로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 발언 직후 SNS를 통해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의 약 90%를 담당한 것은 다름 아닌 민간사업”이라며 “민간개발의 역할과 중요성을 외면하는 것은 곧 주택공급의 핵심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과가 현실화되면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두고 입장이 또 한번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 정부 들어 재초환 폐지 논의가 가라앉았고, 주요 단지들은 최대 수억원의 재초환 부담금을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재초환 부담금 부과 예정 단지는 전국 6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서울이 46개 단지, 약 1만8000가구에 몰려있다.
재건축 사업에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이에 따른 사업 지연은 물론 공급 위축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 또한 재초환 부과에 따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간 ‘네 탓 공방’ 이뤄지는 사이 서울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주(2일 기준)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07% 올라 9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가격 조정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거래가 발생한 데 반해 높은 수요가 이어지는 대단지·역세권을 중심으로 상승계약이 체결되는 등 지역별 상승·하락이 혼재한 가운데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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