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폰 ‘블랙베리’…31일 단종
헬로모바일, 블랙베리 키2 ‘폭탄 세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광팬’이었던 덕에 ‘오바마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스마트폰 ‘블랙베리’ 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블랙베리 스마트폰 생산을 맡았던 중국의 TCL이 오는 31일 생산 중단을 공지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려, 더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마지막 ‘재고 정리’에 나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블랙베리 키투(KEY2)를 공급해온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이 지원금을 대폭 상향 ‘재고 떨이’에 나섰다.
애플과 삼성에 밀려…블랙베리도 결국 끝났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초중반 미국 휴대전화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블랙베리 마니아였다.
하지만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으로 대화면 터치 스크린으로 스마트폰의 대세가 옮겨가고, 구글의 개방형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Android)가 대중화되면서 블랙베리는 빠르게 몰락했다. 애플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내세워 일반 소비자를 빠르게 공략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며 폐쇄적인 블랙베리OS는 밀려났다.
결국 블랙베리는 2016년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의 가전업체 TCL에게 제품 개발과 마케팅·판매 등 모든 권한을 넘겼다. 이후 TCL은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블랙베리 키원(KEY1)’, ‘블랙베리 모션’, ‘블랙베리 키투(KEY2)’ 등을 선보였으나 반전은 없었다. 지난 2월 블랙베리는 TCL과의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렸다. 결국 TCL이 생산하는 블랙베리는 31일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마지막 재고 세일…AS(애프터서비스)는 2022년까지
현재 국내에서는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우모바일’이 사실상 유일하게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 구매처의 대부분은 해외 직구나 구매 대행이다. 헬로모바일은 지난 2018년 출시된 ‘블랙베리 키투’를 단독으로 출시, 공급해왔다.
‘헬로모바일’은 31일 단종을 앞두고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해 실구매가를 ‘9만 9000원’까지 낮췄다(24개월 약정 기준). ‘블랙베리 키투’의 출고가는 69만 3000원(128GB 기준). 슬림·청소년 요금제를 제외한 2만원대 요금제에도 59만 4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적용한다. 현재 남아있는 재고는 1000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TCL의 생산 종료에 블랙베리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후 A/S(애프터 서비스)와 OS 업데이트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블랙베리측은 “고객 서비스와 보증은 2022년 8월 31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