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승폭↑, 중저가 수요·정비사업 영향
경기도 의왕·남양주 3%대 올라
경기·인천서 전셋값도 다시 상승폭 확대
서울 평균 주택가격 처음 8억원 돌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수도권 주택가격이 지난달 1% 이상 상승해 약 13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정부의 2·4 공급대책과 각종 규제에도 풍부한 유동성이 서울 재건축 단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향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은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 수도권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이 전월보다 1.17%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1월 12일부터 2월15일까지 5주간의 변동을 반영한 통계다.
월간 상승률은 지난 2008년 4월(1.41%) 이후 가장 높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 전환한 뒤 12월 0.66%, 올해 1월 0.80% 등 4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주택 유형별로는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1월 1.12%에서 2월 1.71%로, 단독주택은 0.29%에서 0.34%로 뛰었다. 연립주택은 0.31%에서 0.29%로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서울 주택가격은 0.51% 올라 전월(0.4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권에선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서초구(0.60%)와 강남구(0.57%), 강북권에선 중저가 단지가 몰린 노원구(0.86%), 도봉구(0.81%) 등의 강세가 뚜렷했다.
경기는 1.63% 뛰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GTX 등 교통 호재의 영향으로 의왕시(3.92%), 남양주시(3.45%) 등이 무려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에는 각각 GTX-C노선, GTX-B노선이 지난다.
인천 역시 0.72%에서 1.16%로 오름폭을 키웠다. 연수구(2.96%)와 서구(1.21%) 등의 주요 단지 위주로 올랐다.
주택 유형 중 아파트는 전월 대비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이 0.40%에서 0.67%로, 인천이 1.09%에서 1.77% 올랐다. 경기 아파트값은 1.54%에서 2.30%로 치솟았다.
지방(0.78→0.64%)은 정부가 지난해 말 규제지역을 확대한 영향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5대 광역시는 1.18%에서 1.00%로, 8개도는 0.52%에서 0.41%로 오름폭을 축소했다.
지역별로 부산(1.34→0.99%), 광주(0.57→0.40%), 울산(1.52%→0.85%) 등이 상승폭을 줄인 가운데 대구(1.15→1.30%), 대전(1.15→1.26%) 등은 소폭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0.64% 올랐으나 전달(0.71%) 상승률에는 못 미쳤다.
서울은 호가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0.51%에서 0.41%로 상승폭이 줄었는데, 경기(0.76→0.87%), 인천(0.82→0.92%) 등에서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수도권(0.68→0.72%) 전체적으로는 상승폭이 커졌다. 지방 전셋값은 0.74%에서 0.58%로 둔화했다. 5대 광역시는 1.04%에서 0.84%로, 8개도는 0.44%에서 0.36%로 각각 줄었다.
전국 월셋값은 0.19% 올라 전달(0.25%)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경기는 0.23%에서 0.24%로 오름폭을 키운 반면 서울(0.19→0.13%), 인천(0.37→0.26%), 지방(0.26→0.18%) 등에선 반대 흐름을 보였다.
한편,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8억원을 넘어섰다.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서 2월 서울의 주택 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8억975만원으로, 전월(7억9741만원)보다 1234만원 올랐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