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매각 대신 부분 철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있다. 매각을 통한 ‘새주인 찾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사실상 자력갱생으로 사업 퇴로를 모색하게 됐다.
이제 관건은 ‘철수 방식’이다. 사업 전면 철수, 대대적인 개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이목은 내달 초 열릴 이사회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의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구개발(R&D)과 특허는 유지하고 100%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사업을 대폭 축소해 명백만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지난 1월 LG전자가 사업 운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것은 사업 매각이다. 베트남 빈그룹,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다. 하지만 협의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LG전자 측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이미 공식화한 상황에서 인수합병(M&A)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사실상 자력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는 쪽으로 운명이 기운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관건은 철수 방식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철수’하거나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부분 철수’의 기로에 섰다.
시장 안팎에서는 LG전자가 보유한 스마트폰 특허 기술이 많은 만큼, 연구개발(R&D)과 특허는 유지하고 100%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기술은 가전, 자동차 부품 등에도 중요한 자산이라 내재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허과 기술을 유지하되 생산을 외주에 맡기는 ODM 방식으로 100% 전환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LG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ODM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벨벳, LG윙 등 프리미엄급 모델을 제외하고 중저가 모델은 외주 위탁 생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 내 ODM사업을 맡고 있는 ‘BTD사업실’을 ‘ODM담당’으로 격상한 바 있다. 내부에서도 ODM 확대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한편 LG전자는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MC사업부의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