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이후 총 9조5000억 쾌척
규모ㆍ속도서 자선사업 부문 흔들어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 아내인 매켄지 스콧(51)이 27억달러(약 3조186억원)를 다양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베이조스와 2019년 이혼 뒤 작년 7월부터 기부사실을 밝혀온 스콧의 총 기부액은 이로써 85억달러(약 9조5030억원)에 달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스콧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양도함으로써 씨뿌리기(Seeding by Ceding)’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런 기부 사실을 알렸다. 그가 밝힌 정확한 액수는 27억3900만달러다.
기부금은 총 286개 단체에 돌아갔다. 지역사회 기반의 비영리단체와 인종 평등에 초점을 맞춘 기구 등이다. 스콧은 “엄격한 조사·분석으로 286개 팀을 골랐다”고 했다.
스콧은 “나와 댄, 여러 연구자·관리자 ·고문은 변화가 필요한 시스템에 의해 가능해진 재산을 포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불균형한 부가 소수의 손에 집중되지 않으면 더 좋을 거고, 다른 사람들이 해답을 가장 잘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다는 겸손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썼다.
이 글에 적시된 댄은 스콧의 새 남편 댄 주엣이다. 이번 기부는 지난 3월 스콧이 재혼한 사실이 알려진 뒤론 처음이다. 시애틀 소재 사립학교 과학교사인 댄은 자선단체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막대한 재산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기로 한 스콧의 약속에 함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콧이 지목한 ‘부의 소수 집중’은 전 남편 베이조스를 염두에 둔 걸로도 읽힌다. 블룸버그는 자체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 세계 500대 부자는 지난해 합산 순자산에 1조8000억달러를 추가했고 여기엔 베이조스를 포함한 기술기업 거물이 있다고 했다.
스콧은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아마존 주식의 4%를 갖게 됐다. 598억달러(약 66조8564억원)의 가치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억만장자 순위로는 22위다.
스콧의 작년 기부액은 생존 인물로는 최대 기록을 세운 걸로 파악되는 등 속도·규모 면에서 자선 사업계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스콧은 2019년 17억달러를 기부했다고 작년 7월 밝혔고, 같은 해 12월엔 42억달러를 384개 단체에 쾌척했다고 공개했다.
스콧은 이날 공개한 글의 도입부엔 “특권적인 목소리를 덜 강조하고, 다른 이들이 주목받도록 하고 싶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부에 초점을 맞출 걸 안다”며 “이 글에 희망하는 제목은 ‘세계가 들을 필요가 있는 목소리를 지원하는 286개 팀’이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