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도적 환경 논란…네덜란드 대표팀 “창문 열어달라” 연좌 농성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를 격리하는 일본 측 시설이 ‘감옥’과 같다며 당사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확진자 격리환경이나 식사에 대해 선수 등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창문이 열리지 않아 비인도적이라고 반발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서 네덜란드에서 온 선수와 관계자 등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일본 정부 지정 호텔에 격리됐는데 이들이 창문을 열어 달라고 요구하며 로비에서 7∼8시간에 걸쳐 연좌농성을 벌이는 사건이 지난달 27일 벌어졌다.
스케이트보드 출전을 위해 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된 야콥스 캔디(네덜란드)는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없다”며 “너무도 비인도적이다. 정신적으로 아주 막다른 곳에 내몰렸다”고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려 개선을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네덜란드올림픽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창문이 잠겨 있었고 개방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네덜란드 선수 등은 당국자가 입회한 가운데 15분간 창문을 여는 것을 허락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후 격리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이를 그리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 (네덜란드인의 격리에 관해서도) 주일 네덜란드대사관이나 네덜란드올림픽위원회가 이해하고 고마워했다”고 반응했다. 조직위는 창문을 열 수 없게 한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둔 운동선수 인권옹호단체는 격리 중인 선수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격리용 호텔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균형 잡힌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선수들이 운동 후 옷을 손빨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의료 종사자와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대표는 “IOC 구성원은 고급 호텔에서 지내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감옥 같은 상황에서 지내야 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