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매매·전세·월세 상승폭 확대

8월 전국 집값, 10년여 만에 가장 많이 상승

“재건축·중저가단지 수요 이어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전국 집값이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와 공급확대 방안, 금리 인상 등도 집값 상승세를 꺾진 못했다. 전세와 월세도 덩달아 상승폭을 키우면서 임대차 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도권 집값 13년 2개월만에 최고 상승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연합]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96% 올라 전월(0.8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달 상승률은 2011년 4월(1.14%)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 2월 0.89% 상승한 뒤 오름폭이 서서히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부터는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집값이 하락한 지역은 세종시(-0.13→0.19%) 단 한 곳뿐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1.34% 올라 가장 크게 뛰었고, 단독과 연립은 각각 0.29%, 0.36%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0.60→0.68%), 경기(1.52→1.68%), 인천(1.33→1.38%)을 포함하는 수도권(1.17→1.29%)과 지방(0.57→0.67%)의 집값 오름폭이 모두 커졌다. 특히 수도권은 2008년 6월(1.80%)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2·4 대책 이후인 3월 0.38%, 4월 0.35%로 두 달 연속 상승폭을 줄였다가, 5월 0.40%로 반등한 데 이어 6월(0.49%), 7월(0.60%), 8월(0.68%)에 연달아 오름폭을 키워 2018년 9월(1.2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선 노원구(1.34%), 도봉구(1.07%), 송파구(0.88%), 서초구(0.85%), 강남구(0.80%) 등의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경기는 군포시(2.89%)와 안양 동안구(2.88%), 오산시(2.85%), 인천은 연수구(2.80%) 등이 2%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규제완화 기대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등 인기 단지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면서 “경기는 교통 호재가 있거나 저평가 인식이 있는 지역, 인천은 신도시 신축과 재건축·중저가 단지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도권 집값 13년 2개월만에 최고 상승
전국 및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지방에선 대전(0.82→1.05%), 부산(0.85→0.99%), 광주(0.73→0.85%), 울산(0.72→0.77%)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셋값 역시 뛰었다. 전국의 주택 종합 전세가격은 7월 0.59%에서 지난달 0.63%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55% 올라 3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노원구(0.96%), 송파구(0.82%), 강동구(0.73%), 서초구(0.72%), 동작구(0.68%) 등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거나 중저가 단지가 몰린 곳 위주로 많이 올랐다.

경기는 0.95%에서 1.03%로 올랐고, 인천은 0.98%에서 0.91%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경기는 시흥시(1.93%)와 안산시 단원구(1.88%) 위주로, 인천은 연수구(2.88%)와 계양구(0.90%)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전셋값이 0.84% 상승해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방 전셋값은 0.41%에서 0.45%로 상승폭이 커졌다.

월세 역시 전국 기준 0.19%에서 0.26%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0.14→0.19%), 경기(0.34→0.36%), 인천(0.20→0.40%) 등 수도권(0.25→0.31%), 지방(0.14→0.22%)이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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