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수장 참석 취역식
“또 다른 군정 지원, 시민들 분노할 것”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군부의 ‘뒷배’라 의심 받는 중국이 미얀마에 잠수함을 판매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주 양곤에서 중국산 밍(明)급 디젤 잠수함 ‘민예 초 틴(Minye Kyaw Htin)’호의 취역식이 열렸다고 28일 보도했다.
미얀마 해군 창설 74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취역식에는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해군이 잠수함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9년 인도에서 사용하던 구소련제 킬로급 중고 잠수함을 들여온 것이 첫 번째였다.
중국산 밍급 잠수함 구매 계약은 지난해 비밀리에 이뤄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과거 미얀마 군부는 중국이 판매하는 잠수함 정비는 중국 기술진이 맡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구매를 망설였다며, 이번 구매에도 이 조건이 붙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두 척 외에도 현재 러시아와 개량 킬로급 잠수함 1척을 추가로 구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이라와디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의 양대 무기 공급국이다.
중국은 잠수함 외에도 제트기와 해군 함정 등을 군부에 다수 공급했다.
2014∼2019년 미얀마가 수입한 각종 무기류의 약 16%가 러시아산일 정도로 러시아도 방위 산업 부문에서 군부와 밀접한 관계다.
한편 이라와디는 중국제 잠수함 취역식은 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또 다른 지원 신호로 해석되면서 미얀마 국민들에게 더 반감을 살 것이라고 전했다.
2월1일 쿠데타 직후 중국 정부는 군부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격분한 시민들이 양곤 시내에서 중국이 투자한 공장 10여개를 대상으로 방화 공격을 하기도 했다.
반군부 시위대는 또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뒤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했다.
지금까지 13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