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차주별 DSR 40%에 비주택도 포함
오피스텔 급매물 나오지만 소화안되는 상황
“세 낀 매물 나오는데 수요자는 실거주자…미스매치”
DSR 만기 축소…대출 연장까지 안될까 시장 의심 증폭
매매시장 혼조세 속 임대수익률은 호전…월세상승률 가팔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 도심에서 실거주 목적으로 오피스텔 매수를 결심한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포털 부동산 사이트에서 ‘급매’가 붙은 오피스텔을 여러개 알아봤지만 대다수는 월세가 낀 상태로 나온 매물이었다. 올해 안에 매수해야만 김 씨의 예산 내에서 대출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데, 내년부터 DSR규제가 시작되면 더 금액이 싼 오피스텔을 알아봐야 해 고민이 큰 상태다.
26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연말 오피스텔 시장은 대출규제 강화 전의 ‘막차’ 공급과 수요로 어지럽게 돌아가는 중이다. 아파트와 달리 투기과열지구에서도 오피스텔은 LTV(담보대출비율)이 70%까지 나오지만 내년 1월부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DSR(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총 대출금 2억원 이상인 경우)가 더해진다. 오피스텔의 큰 장점이 사라지는 셈이라 올해 안에 매수자를 찾으려는 소유주가 많았다. 또 김 씨처럼 서울의 아파트값에 부담을 느낀 사회초년생들이 오피스텔이라도 사려고 마음먹으면서 문의가 늘어나기도 했다.
다만, 급하게 집을 내놓는 경우 세입자가 있고, 심지어는 만기가 2022년 10월 이후인 매물이 많아 실수요자에게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의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하는 임대사업자들은 1억~2억원의 여윳돈을 가지고 구매하지, 대출받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내년 대출규제가 강화돼도 매수하는데 상관없을 것”이라며 “반대로 본인이 실거주하려는 직장인들이 보통 70%씩 대출을 최대로 받아 계약하는데, 막상 지금 이 사람들이 살 만한 매물을 소개시켜주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대출 심사 일정을 고려하면 이미 올해 오피스텔 시장은 끝났고 내년도 바뀐 정책에 따라 자금상황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광진구 구의동의 A공인 대표는 “이 오피스텔에서 11월 초에 내놓은 매매 물건이 3개인데, 전세와 월세 물건이 내놓기 무섭게 계약되는 반면에 아직까지 한 건도 계약이 안 됐다”면서 “더는 올해 안에 매수자 찾기 어려우니 집주인들한테 일단 매물을 거뒀다가 상황을 다시 보자고 설득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DSR 만기 산정에 대한 불확실성도 매수자를 불안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는 “매수 문의가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비주택 DSR 만기를 10년에서 8년으로 줄이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지금까지 오피스텔은 만기가 짧아도 대출을 계속 연장하면서 이자만 내면 됐었는데 정부가 연장도 막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의심을 하더라”고 귀띔했다.
한편, 혼조세를 보이는 오피스텔 매수시장과 별개로 임대수익성은 높아지는 중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오피스텔 수익률이 올해에는 연 4.76% 수준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룸 이상 오피스텔의 경우는 더욱 인기가 높아지면서 월세금액이 기본 100만원을 상회한다. 마포구 합정동의 B공인 대표는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도심 역세권의 실평수 9~10평 오피스텔은 평균적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선에 형성돼있다”면서 “보통 직장인 월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데도 나오는 즉시 계약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수도권 지역 오피스텔은 주거 및 교통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가격이 전월대비 0.25%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61%나 상승했다. 규모별로 차이도 컸다. 수도권의 40㎡ 이하 오피스텔 월세 상승률이 0.17%(전월대비)일때 40㎡초과~60㎡이하는 0.4%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전세가격 상승세로 인해 월세가격 또한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편리함과 쾌적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가격이 비싸도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