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선도50지수 올해 16.68% 상승

서울 평균 오름폭 보다 더 커

대출규제 영향 안받는 현금부자 꾸준히 거래

“강남 등 고가 아파트 상승세 지속”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달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4.49㎡(이하 전용면적)가 40억5000만원(25층)에 계약됐다. 이 단지 같은 크기 역대 최고가다. 지난 11월 같은 아파트가 37억5000만원(4층)에 계약된 후 한 달 만에 3억원이나 올랐다.

아파트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고가 아파트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금지로 현금부자가 아니면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고, 역대 가장 강력한 세금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변함없이 신고가 거래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KB선도아파트 50지수(이하 KB50지수)’는 147.2로, 올해 1년간 16.6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50지수는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압구정 현대아파트, 래미안대치팰리스, 잠실 주공5단지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50개 아파트단지 시가총액의 변동률을 나타낸다. 주택시장의 대장주 지수로 통한다.

이들 단지는 서울 강남, 목동 등 인기 지역에 주로 위치해 정부 규제가 집중되고 있지만 가장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다. 올해도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폭(16.40%)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승폭은 이 지수를 조사한 2008년 이래 연간 기준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2018년 22.36% 올라 오름폭이 가장 컸고, 2019년(11.81%)과 2020년(11.69%) 비슷한 상승폭을 보이다가 올해 다시 훌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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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

고가 아파트단지 가운데는 역대급 상승 기록을 세우는 곳이 많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2차’ 160.28㎡는 이달 18일 60억2000만원(11층)에 계약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엔 43억원(5층)에 거래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95㎡는 지난 11월 45억원(11층)에 계약됐다. 우리나라 같은 크기 역대 최고가다. 이 단지 같은 크기는 올 1월 30억3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등 고가 주택 밀집지역의 주요 아파트는 대출 규제로 이미 현금부자들만 거래할 수 있지만 꾸준히 올랐다.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이 해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현금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는 39만3000명으로, 2019년 대비 10.9% 늘었다. 그런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강남권에 있는 아파트는 모두 합해도 30만4000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부자들이면 누구나 원한다는 한강조망권을 가진 새 아파트 비중은 훨씬 적다.

여기에 강남권 공급은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도 별로 없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강남3구 새 아파트 입주량(임대포함)은 올해 8940가구, 2022년엔 4844가구, 2023년엔 9691가구 등으로 연간 1만호도 안 된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교수는 “강남권 중심의 고가 주택 밀집지역 주변엔 현대자동차 GBC, 잠실 MICE 개발사업 등 개발 호재도 많고, 최근엔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 추진으로 은마아파트 등 개발 가능성도 커졌다”며 “고가 주택 인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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