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렇게 무시하더니” 일본 넷플릭스에 놀라운 일이…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소년심판'.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솔직히 일본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에 비해 너무 재미없다.”(일본 시청자)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OTT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는 데에 반해, 일본 콘텐츠는 ‘완패’를 당했다.”(일본 콘텐츠 제작업계)

한국 드라마를 향한 일본인들의 인기가 최정점을 찍고 있다. 일본 넷플릭스 톱 10 중 무려 9개가 한국 드라마다. 최신 작품뿐 아니라 수년 전 종영한 드라마에도 열광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K-콘텐츠 바람에 일부 언론이 혹평을 쏟아내던 것과 정반대다. 일본 콘텐츠업계에서는 ‘한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국내 동영상스트리밍플랫폼(OTT)들의 일본 사례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2월 28일~3월 6일) 일본 TV 부문 순위 톱 10은 ‘금붕어 아내’(4위)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 드라마가 차지했다. 전 세계 비영어 시리즈 1위를 차지한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심판’이 1위를 차지했고, ‘기상청 사람들’ ‘서른 아홉’ 등 국내 최신 드라마가 바로 뒤를 이었다.

“한국 그렇게 무시하더니” 일본 넷플릭스에 놀라운 일이…
2월 28일~3월 6일 기준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순위. 톱 10 중 9개가 한국 드라마다. [넷플릭스 집계 사이트 갈무리]
“한국 그렇게 무시하더니” 일본 넷플릭스에 놀라운 일이…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서른 아홉'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갈무리]

한국 드라마를 향한 일본 시청자들의 사랑은 장르와 시기와 무관하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소위 ‘막장 드라마’로 불리는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3’가 처음으로 10위에 안착했다. 좀비물인 ‘지금 우리 학교는’은 6위에 올랐다. 2020년에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는 각각 무려 36주, 34주째 10위권을 유지 중이다.

앞서 넷플릭스발 K-콘텐츠 열풍에 일부 일본 언론들은 깎아내리기 바빴다.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이 전 세계에서 흥행하자 일각에선 “깊이가 없다” “배틀로열을 베꼈다”며 혹평을 이어갔다. 한 매체는 “오징어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전통놀이는 일본이 전파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일본 내 K-드라마 열풍이 몇개월째 이어지며 “한국 콘텐츠에 완패했다”는 자각도 나온다. 일본 창작업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K-콘텐츠의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 엔터테인먼트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완전히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일본 드라마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아시아에서조차 외면받는 처지다.

“한국 그렇게 무시하더니” 일본 넷플릭스에 놀라운 일이…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왓챠 재팬’. [왓챠 갈무리]

소위 ‘4차 한류붐’이라 불리는 K-콘텐츠 열풍에 국내 OTT들은 일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0년 국내 OTT 중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왓챠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BL물 등 차별점을 내세워 서비스 확대 중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앞서 “일본은 한국과는 이용자 특성도 매우 다르나 왓챠재팬의 구독 잔존율(리텐션)은 한국에 육박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서비스를 발판 삼아 내년까지 글로벌 이용자 1억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빙 역시 글로벌 진출의 첫 무대로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올해 대만과 함께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미국 진출도 구상 중이다. 해당 국가에 직접 플랫폼을 출시해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와 현지 콘텐츠를 수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