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태양광업계의 엇갈린 표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듈 및 태양전지를 주로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1분기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낸 반면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전망치를 충족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업계 한화솔루션-OCI 표정 가른 ‘이것’ [비즈360]
태양광 패널 [헤럴드경제DB]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큐셀 부문에서 104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직전 분기 영업손실(1530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OCI는 1분기 영업이익 19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이직케미칼 부문에서만 1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다만 말레이시아 공장 정기 보수로 판매 물량이 30% 가량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태양광업계의 기업인데도 한화솔루션과 OCI가 지난해부터 상반된 성적표를 받는 데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핵심 원재료로 통상 태양광 모듈 가격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태양광 업계 한화솔루션-OCI 표정 가른 ‘이것’ [비즈360]
폴리실리콘 [OCI 홈페이지]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3배가량 폭등했다. 코로나19사태 첫해에는 kg당 10달러에 채 미치지 못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0월 35달러를 넘겼다가 올해도 3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탓에 지난해 폴리실리콘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반면 태양전지나 모듈업체들은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역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로 지난해 OCI 베이직케미컬 부문 영업이익(4870억원)이 3년만에 흑자 전환을 하면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이익을 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019년 2235억원, 2020년 190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지난해는 328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소재 가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사태로 석탄 및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원의 단가가 상승하면서 제조 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태양광 발전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관건은 모듈 및 태양전지 제품 가격의 현실화와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화다. 업계에서는 모듈 및 태양전지 제품에 그동안의 소재 가격 인상분이 반영돼야 지난해 쌓인 손실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경우 올해 4분기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 폴리실리콘이 증설되면 공급이 확대돼 수급난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새로 증설된 물량의 상업화 시기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시기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태양광 소재 분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물량 조정도 변수다.

태양광 업계 한화솔루션-OCI 표정 가른 ‘이것’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