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회사 차리자마자 네이버가 수억원 투자… ‘이 청년들’, 누구길래?”
창업 3개월도 채 안 돼 네이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29세 ‘청년 대표님’이 화제다. AI(인공지능) 경량화 솔루션을 개발 중인 스퀴즈비츠 창업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네이버가 떡잎부터 알아봤다는 기술력에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김형준 대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투자 유치 과정 및 회사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AI 스타트업 ‘스퀴즈비츠’는 최근 네이버 투자 전문조직 D2SF(D2 스타트업 팩토리)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 D2SF는 스타트업 양성전문으로, 올해만 19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그중에서도 ‘스퀴즈비츠’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새내기’ 기업이기 때문이다. 스퀴즈비츠는 올 3월에 설립된, 창업 3개월차 신생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받은 투자의 정확한 규모는 비공개지만 2억~5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앞서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투자 규모의 경우) 초기 투자 시 5억원 내외, 팔로(후속) 투자는 5억~10억원 사이인 경우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스퀴즈비츠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네이버 ‘D2SF@강남’에 입주했다. 네이버가 마련한 스타트업 전용공간으로, 강남 사무실의 경우 투자자 미팅이 많거나 파트너를 구해야 하는 기업들이 상당수 입주해 있다. 네이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셈이다.
공동 창업자는 주로 90년대생. 29~30세의 젊은 ‘청년들’이다. 이들은 포스텍 석박사 과정에서 만나 창업의 꿈을 키웠다. 김형준 대표는 “동료와 입학부터 6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연구할 때 마치 ‘드림팀’처럼 시너지가 최고였다”며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되면 후회할 것 같아 함께 창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처음 네이버 D2SF와 만나던 때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먼저 창업한 선후배들이 공통적으로 네이버 투자를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보니) 아직 전략적으로 부족함이 많았는데 네이버는 기술가치와 가능성을 위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며 “다른 투자사와 달라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찜’한 스퀴즈비츠의 기술력은 바로 AI 경량화·가속화다. AI기술이 점차 고도화될수록 무게가 무거워져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모순이 일어난다. 스퀴즈비츠는 ‘4비트 이하 양자화 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무게는 가벼운 AI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소 시리즈A 투자 전까지 네이버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스퀴즈비츠는 네이버와 지속 협업하며 현재 클로바 AI모델 경량화 기술검증(PoC)을 하고 있다. 양상환 D2SF 센터장은 “기술 검증 결과가 상당히 잘 나와 깜짝 놀랐다”며 네이버 조직들과의 시너지를 암시했다.
스퀴즈비츠 창업자들의 목표는 고도의 AI기술이 하루빨리 일상화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AI모델 경량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AI 보편화를 저해하는 비용 문제, 기술 병목 현상을 해결해 AI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