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자 우위’ 더 굳건해진 서울 아파트 시장
추가 금리인상 예고…집 산다는 사람 더 줄어
전국 아파트값은 10년4개월 만에 최대 낙폭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매수급지수도 80선 아래로 추락했다.
추가 금리 인상 예고에 더해 경기 침체, 집값 하락 우려가 확산하면서 ‘급급매’도 외면받는 거래 공백 상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9년9개월 만에, 전국 아파트값은 통계 작성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하는 등 곳곳에서 침체 신호만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하며 80선 아래로 내려갔다. 해당 지수는 20주 연속 하락, 단순 수치로는 2019년 6월 넷째 주(78.7)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지난해 11월 15일 조사(99.6)에서 기준선 밑으로 내려온 뒤 45주 연속으로 매수자보다는 매도자가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 내 주요 권역별로 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73.8에서 이번 주 73.2로,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은 74.5에서 74.1로 각각 하락했다. 용산·종로구 등이 속한 도심권도 75.5에서 74.7로 내려왔다. 강남4구인 동남권은 85.9에서 84.9로, 양천·영등포·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6.2에서 85.5로 떨어졌다.
수도권(83.1→82.3)과 지방(89.7→89.1)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6.5)보다 0.6포인트 떨어진 85.9를 나타냈다.
추가 금리 인상 예고와 집값 하락세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최악의 거래 절벽 현상만 계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2일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지난 7월 642건에 그쳤고, 신고기한이 일주일 남은 8월도 현재까지 602건에 머물고 있다. 이는 1년 전 거래량(4064건)의 1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7% 내려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낙폭은 2012년 12월 10일(-0.17%) 이후 9년9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전국 아파트값은 0.19% 하락해 지난주(-0.16%)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이는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7일 아파트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