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쌍용2차, 총회 2개월 만에 조합설립 인가받아
대형 건설사 참여 늘며 가락동 리모델링 ‘훈풍’
규제 영향 적어 사업 속도↑…고급화 기대감 작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한 끝에 리모델링을 선택한 서울 송파구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정부가 약속했던 재건축 규제 완화 시점이 연말로 예정됐지만,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리모델링 단지들은 일찌감치 조합 설립을 진행했는데, 최근에는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노후 단지들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에 성공하며 사업을 진행 중이다.
29일 송파구청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26일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2차에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조합 설립인가를 통보했다. 지난 8월 조합설립을 위한 법정 동의율을 충족하며 조합창립총회를 진행했는데, 2개월여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얻은 것이다.
지난 1999년 준공돼 23년이 지난 단지는 492가구 규모의 소형 단지이지만, 지하철 3·5호선과 8호선 사이에 위치해 가락동 내에서도 역세권 단지로 평가받는다. 조합은 리모델링을 통해 27층 높이의 아파트 565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해 73가구를 늘린다는 계획으로, 일찌감치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락쌍용 2차의 경우, 가락동 리모델링 단지 중에서도 사업 시작이 늦은 편으로, 인근에 위치한 가락쌍용 1차는 일찌감치 시공사를 쌍용건설 컨소시엄으로 정하고 가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1차는 오히려 최근 발표된 서울시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 변경에 맞춘 건축심의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가 리모델링 사업지에 대해 친환경 분야를 강조하면서 조합도 친환경 분야를 강화해 최대한 많은 증축 면적을 받아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물산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가락상아2차를 비롯해 GS건설이 시공권을 따낸 가락금호 등 주요 노후 단지들이 모두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가락동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수주가 잇따르면서 고급화에 따른 사업성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사업부 관계자는 “규제 완화 탓에 정밀안전진단을 연기하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과 달리 사업 중단이 없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인접한 잠실만큼 사업성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서 주민들의 사업 참여도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락동 내 노후 단지들의 용적률이 이미 높은 탓에 현실적으로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들도 이미 높은 용적률 탓에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잠실과 같은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특수성 탓에 리모델링 단지가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