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우영우 잘 되니 이 사람들까지 다 몰려오네”
올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채널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KT그룹 산하 ENA가 김태호 PD를 비롯한 국내 스타 PD들과 대거 손을 잡았다. 이들이 제작한 신규 예능을 내년 ENA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NA가 스타 예능PD들과의 협업으로 내년 미디어 시장에서 본격적인 콘텐츠 대격돌을 예고한 가운데 연간 40억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CJ ENM의 나영석 PD를 뛰어넘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NA는 KT그룹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보유한 채널이다. 아직 자체 제작인력이 적은 상황에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인 ENA는 최근 스타 PD들과 잇달아 손을 잡았다.
김태호 PD가 제작하는 신규 예능 ‘부루마블 세계여행’을 시작으로 ‘내일은 미스트롯’과 ‘우리 이혼했어요’ 등을 만든 서혜진 PD의 새 관찰 예능을 2023년 상반기에 방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무릎팍 도사’, ‘아는 형님’ 등의 대표작을 가진 여운혁 PD와 함께 ENA표 리얼리티 연애 예능 프로그램 ‘명동 사랑방’을 내년 1월 공개한다.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을 연출한 장혁재 PD의 자녀 놀이 솔루션 프로그램 ‘오은영 게임’ 역시 내년 ENA 예능 프로그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태호 PD가 독립해 설립한 제작사 TEO의 ‘부루마블 세계여행’은 일찍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겼다.
김태호 PD는 앞서 가수 이효리와 함께 예능 ‘서울체크인’을 만들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선보였으나 TV 채널에선 방영하지 않았다. 이번에 ENA로 발을 넓히면서 오랜만에 김태호표 예능이 TV 채널로 공개되는 셈이다. ENA는 이를 시작으로 TEO 스튜디오 소속 PD들과 지속적으로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우영우’로 제대로 이름을 알린 ENA는 채널 인지도 개선으로 콘텐츠 수급 여건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스타 PD들의 콘텐츠를 대거 확보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영우 효과’가 반영된 스카이라이프의 3분기 광고매출은 197억원이다. 앞서 1~2분기 기록한 100억원 대에서 크게 뛰어올랐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NA 광고 단가는 ‘우영우’ 이후 약 2배 넘게 상승했으나 tvN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라며 “흥행이 기대되는 방송 라인업을 다수 갖췄으나 광고 단가가 합리적이어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소위 가성비가 높은 채널이다. 광고 매출의 편안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