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랩음악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청소년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래퍼들이 잇따라 마약, 탈세, 병역비리, 음주운전 등의 물의를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병역 기피 수사선상에 래퍼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의 전체 병역 비리 수사대상은 100여명에 달하며 배구선수 조재성 등 스포츠 선수와 래퍼 등 연예인, 고위공직자·법조인 자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뇌전증(간질) 등 질병이 있는 것처럼 꾸며 병역을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래퍼의 병역 기피는 이전에도 있었다. 유명 래퍼 던밀스는 2017년 고의로 살을 찌워 병역을 기피했고, 이 문제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뒤, 2018년 입대했다. 또 래퍼 김우주는 '귀신이 보인다'는 식의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며 병역을 기피하다 처벌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명 래퍼 도끼가 3억원의 세금 체납하고, 건강보험료도 1000만원 넘게 밀린 일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도끼는 노래가사를 통해 재력을 자랑하고, 공연에서 현금을 돈다발로 뿌리는가 하면, TV에 출연해서는 1박에 700만원 하는 초호화 호텔에 장기투숙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던 터라 팬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겨줬다. 특히 세금 체납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도 이렇다 할 해명 없이 SNS로 새 앨범을 홍보해 지탄을 샀다.
음주운전도 심심치 않다. 국민의힘 장재원 의원의 아들로도 유명한 래퍼 노엘(장용준) 역시 음주·무면허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경찰 폭행 등 여러차례 범행을 저질렀으며, 최근 징역 1년형을 마치고 출소한 바 있다. 래퍼 허클베리피도 지난해 7월 음주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낸 사실을 SNS를 통해 알리며 사죄한 바 있다.
최근에는 특히 국내에서도 마약 사건이 잇따르면서 래퍼들이 마약 문화를 조장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랩경연 프로그램 '고등래퍼' 출신 불리다바스타드(윤병호)는 KBS 등 시사프로그램에까지 나와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했지만, 지난해 7월 또 다시 필로폰에 손을 대 구속됐다. 랩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우승자 나플라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지난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그와 같은 소속사인 루피, 블루, 오왼, 영웨스트도 2020년 다같이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단순히 마약을 투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부 래퍼들은 가사에 노골적으로 마약을 하는 상황을 묘사해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