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설을 앞두고 한글 로고를 사용한 신상품을 한국 시장에 독점 공개했다. 한글로 적은 ‘구찌’ 로고 플레이를 반소매 티셔츠와 겉옷 등 신상품에 접목해 선보인 것. 구찌가 해석한 한국식 레트로 감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정작 ‘다소 난해하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5일 구찌 코리아는 이날부터 ‘설날 캡슐 컬렉션’ 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오는 9일 판매 예정이던 판매일을 앞당겨 공개했다. 공개된 46종의 제품 가운데는 한글로 ‘구찌’라고 새겨진 티셔츠와 스웨트 티셔츠 등이 포함됐다. 해당 상품들은 ‘코리아 익스클루시브’로, 말 그대로 오직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디자인이다.
한글이 그려진 제품 중 가장 비싼 제품은 320만원 짜리 집업 형태 후드티셔츠다.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점보 GG 스웨트셔츠’에는 ‘GOOD LUCK(행운을 빈다)’이라는 주황색 영문 문구 아래로 한글로 쓴 초록색 ‘구찌’ 타이핑이 담겼다. 로고 타이핑엔 한국인에게 익숙한 고딕체와 비슷한 글자체가 사용됐다. 해당 후드티셔츠는 구찌를 상징하는 모노그램을 배경으로 맥시멀한 감성을 담았다는 게 구찌의 설명이다.
한글 로고를 사용한 또 다른 제품은 89만원짜리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인터로킹 G 코튼 티셔츠’다. 앞면엔 한글로 쓴 청록색 ‘구찌’ 문구 아래 구찌 로고가 박혀있다. 뒷면엔 영어로 ‘GOOD LUCK’이 새겨졌다. 티셔츠는 카멜색과 파란색 2종으로 출시됐다. 해당 제품은 1980년대 빈티지 프린트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는 게 구찌의 상품 설명이다.
이같은 디자인을 두고 온라인상에선 다소 촌스럽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글을 사용한 취지는 좋지만, 더 나은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눈에 띄는 촌스러움으로 입소문과 매스컴을 탄 만큼 홍보 효과는 톡톡히 누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른다.
실제로 구찌가 발매한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제품 가운데는 한글 로고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더 많다. 현재 가방, 신발, 지갑, 의류 등 제품군이 ‘코리아 익스클루시브’로 판매 중이다.
한편 구찌는 지난해부터 설날과 추석 등 명절을 기념하는 캡슐 컬렉션을 국내 단독으로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제주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들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