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싱크탱크에 듣는다] 2023년 새해 서면인터뷰

KDI·한경연·산업연·LG경영연·하나금융경영연

“본격적인 경기둔화에 리오프닝 효과 소멸…고용여건 악화 전망”

“양질의 고용 창출, 핵심은 결국 성장.…신산업 환경 조성이 중요”

(왼쪽부터)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주현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들은 한 목소리로 올해 고용시장에 몰아닥치는 ‘고용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일자리수요 확대, 비대면·디지털 전환 수요 등으로 이례적인 증가폭을 보였지만, 올해엔 본격적인 경기둔화에 이어 이른바 ‘리오프닝’ 효과가 소멸하면서 취업자 증가폭이 급감할 것이란 설명이다. 양질의 고용 창출의 핵심은 결국 ‘성장’인 만큼 전통 제조업이 아닌 새로운 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은 7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코로나 리오프닝 효과가 약화되고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수는 2022년 80만명에서 2023년 6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취업자 수 6만명은 앞서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10만명)는 물론 한국은행(9만명), 한국노동연구원(8만9000명), 한국개발연구원(KDI)(8만명)을 크게 밑도는 전망치다. 김 원장은 “대면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겠지만, 비대면서비스업과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 봤다.

이들 경제연구원장들은 올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과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미래형 인재 육성과 새 일자리에 적합한 숙련된 근로자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고용창출효과가 크지만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서비스 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 서비스 분야 규제를 철폐하고 11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조속한 입법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싱가포르는 외국병원을 유치해 의료도시를 조성하고, 세계 유명대학 캠퍼스를 유치해 교육허브로 부상했다”며 “이런 서비스산업 육성전략을 바탕으로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가 6만5000달러를 넘어섰고,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시스템의 전환, 신산업별 맞춤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지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토록 한 ‘네거티브 규제’로의 신속한 전환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려고 해도 법에 저촉되는지부터 우려해 신산업이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을 없애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은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을 통한 최우수 일자리 확대 ▷중상위 임금을 제공하는 제조·보건업을 중심으로 노동자 숙련과 역량 강화를 달성할 미스매치 완화 ▷ 최저임금 일자리의 양적 확보와 신규 노동자 유인을 위한 근무조건·환경의 개선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원장은 “세 가지의 정책에서 그 대상과 수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생형 근무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