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시기 해외 경쟁사 시장 장악

낮은 RG 발급 한도액 수주에 장애물로 작용

중형 조선사 시장 점유율 10%→5%

“70% 넘게 실적 빠졌다” 중소 조선사들, 中·日에 시장 뺏겨 ‘날벼락’ [비즈360]
케이조선 탱커선. [케이조선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대형 조선기업들이 연이어 수주 실적을 쌓고 있는 반면, 중소 조선사의 경우 수주 실적이 최대 70% 이상 감소하는 등 조선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중소 조선기업들의 주력 시장을 중국과 일본에 내준 것이 뼈아픈 요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조선 수주량은 5만8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25만CGT) 대비 무려 77% 감소했다. 대한조선(46만4000CGT→30만3000CGT), 케이조선(50만8000CGT→42만3000CGT) 수주량도 각각 35%, 17% 줄었다. HJ중공업 수주량(13만2000CGT→14만1000CGT)만 소폭 상승했다.

이들 4개 업체 수주량은 약 93만CGT로 전년(135만CGT) 대비 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량 감소폭(10%)보다 더 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무너졌던 중형 조선사들은 2020년대 새 주인을 맞으면서 반전을 모색하는 듯했다. 대선조선은 20220년 말 동일철강에 인수됐다. 일부 조선사들은 사명도 바꿨다. KHI-유암코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STX조선해양은 2021년 케이조선으로 탈바꿈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된 한진중공업은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하지만 구조조정 시기 해외 경쟁사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형 조선사들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강점을 보였던 아프라막스 유조선의 경우 중국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형 탱커 시장에서는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시장 장악력을 완전히 잃었다. 한국 업체 자리는 일본 조선사들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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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선수금 환급보증(RG) 한도액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점도 중형 조선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RG란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금융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는 보증이다.

금융사들은 중형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남발을 막고자 RG 발급 한도액을 쉽게 늘려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낮은 RG 발급 한도액으로 인해 중형 조선사들이 호황기에 제대로 수주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 일부 중형 조선사들은 RG를 제때 받지 못해 선주와의 계약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계속된 악재로 대형 조선사와 중형 조선사 간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0년 국내 조선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중형 조선사들은 2010년대 중반 이후 5% 안팎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2021년에 7.7%까지 상승한 적도 있지만 지난해 5.8%로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중형 조선사들은 아직까지 주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HJ중공업만이 최근 HMM과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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