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주공1단지,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 돌입

창동주공18, 소유주들 열의에 최근 모금 완료

수억원 비용 모금 단계서 정비사업 더뎌질 수도

노원구, 7만여명 구민 서명 받아 서울시에 전달

“우리도 사람답게 새집서 살아요”…눈물의 호소문 쓴 강북 아파트[부동산360]
강북구 번동주공1단지 아파트 전경. [고은결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해마다 수선유지비와 관리비는 상승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고치고만 살 겁니까? 이제는 우리도 사람답게 새집에서 살아봅시다”

서울에 재건축 바람이 불어닥차며 정비사업 초기에 들어선 단지들은 안전진단 비용 모금이 한창이다. 다만 각 단지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용 모금을 신속히 완료한 단지가 있는 반면, 고령자 위주 단지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소유자들의 애가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됐지만, 수억원에 이르는 안전진단 비용을 세대별로 모금하는 단계에서 갈등이 불거져 정비사업 추진이 더뎌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북구 번동주공1단지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비용을 모금 중이다. 앞서 강북구청은 지난달 말 번동주공1단지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2억6000여만원의 안전진단 비용을 산정했다고 통보했다. 이에 번동주공1단지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안전진단 비용에 표본세대 보상금 비용 등 약 2억8000만원의 모금에 돌입했다.

준비위는 최근 ‘토지 등 소유자에게 호소문’이란 제목의 안내문을 통해 정밀안전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준비위는 중앙난방 보일러 노후화, 변형된 보도블록, 전기 배선 열화 현상, 주차장 부족, 소방관 노후화 등 14개에 달하는 단지 내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어 “고치고 닦고 살기에는 아파트가 너무 오래됐고 시설이 노후화됐다”며 “이제는 우리도 사람답게 새집에서 살아보자. 난방, 누수 걱정 없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지하주차장이 있는 그런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대당 40만원이면 재건축의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며 “조금만 마음을 돌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적극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최근 도봉구 창동주공18단지는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완료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1년 4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 다음 달 도봉구청으로부터 안전진단 비용 공문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3월부터 모금을 시작했고, 그해 12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되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올해 1월 9일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실시간 모금 현황 사이트를 제작해 소유주들에게 공개했다. 당시까지 필요 비용 중 약 66%가 모금 완료됐는데, 사이트 제작 약 4주 만인 이달 4일 모금을 완료했다. 이후 추진위는 지난 6일 구청에 정밀안전진단 금액 예치를 위한 가상계좌 송부를 요청했다. 현재는 정밀안전진단 검사를 위한 표본세대를 모집 중이다.

한 창동주공18단지 주민은 “젊은 소유주 위주로 많은 금액을 납부하며 비용 모금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들었다”며 “우리 단지는 투자 의지가 강한 이들 중심으로 재건축 열기가 높지만, 인근 단지는 단지 내 ‘재건축 반대모임’도 있다더라. 큰 불편함을 못 느끼고 계속 살아온 주민이나, 고령자 입장에서 굳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비용 모금 성사가 신속한 사업 순항과 직결되는 만큼, 구에서 비용을 먼저 지원하고 준공 인가 전에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 1월 11일부터 2월 10일까지 서울시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구민 7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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