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다음 세대는 귀 밑에 심는 폰을 갖게 될 것이다."
1973년 휴대전화를 처음 만들어 '휴대전화의 아버지'로 칭해지는 마틴 쿠퍼(94)는 1일(현지시간) 언젠가 휴대전화는 사람 피부에 심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쿠퍼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쿠퍼는 다음 세대의 휴대폰은 사람의 귀 밑에 심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며 "피부에 심는 기기는 충전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몸이 완벽한 충전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만든다"며 "귀 밑 기기를 작동시키는 데는 아주 작은 에너지만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등은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결합하는 기술 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당시 "6개월 안에 첫 인체 이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현실화된다면 마이크로칩과 센서로 증강되는 인류의 미래 단계가 성큼 다가올 수 있다.
쿠퍼는 지금의 휴대폰에 대해선 "쓸 때마다 이어폰이 없으면 둥근 머리에 납작한 기기를 들고 어색하게 팔을 들어올려야 한다"며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쿠퍼는 휴대전화를 개발한 50년 전 당시에는 이 기계가 오늘날의 휴대용 컴퓨터가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50년 전에는 인터넷도, 대규모 직접회로도, 디지털카메라도 없는 원시적인 시기였다"며 "언젠가 휴대전화가 카메라, 백과사전이 될 것이라고는 우리 머릿속에선 상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쿠퍼는 휴대전화가 사생활 침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기복은 있겠지만, 인류는 진보할 것"이라며 "나는 인류에 대해 변함없는 믿음을 갖는다. 우리가 기술을 통해 이룬 모든 발전을 봤다. 지금 사람들은 전보다 더 부유하고 건강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