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安·黃 “金 사퇴해야”

千 “제안받았으나 거절”…결선투표 놓고 다른 셈법

안정이냐 반성이냐…‘金 유력’ 전망 속 관측 혼재

‘막판까지 변수 속출’ 與전대, 결선투표 이뤄질까[이런정치]
국민의힘의 안철수(왼쪽) 당 대표 후보와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 관련 공동회견을 하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당권주자들이 당대표 선거의 결선투표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구도 확실한 1차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다자구도, 역대 최고 투표율, 막바지에 터져 나온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의혹이 변수다. 특히 대통령실이 특정 후보 지지 활동에 나섰다는 의혹을 놓고 선두주자에 대한 견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金 지지 활동’ 의혹…安·黃 공동 전선 구축

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55.10%를 기록했다. 전체 책임당원 83만7236명 중 46만131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4~5일 진행된 모바일 투표에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인 47.51%를 기록했고, 6~7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진행됐다. 최종 당선자는 8일 일산 킨텍스 현장에서 발표된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반수 이상 득표자가 없을 시 결선투표를 치른다.

막판 변수로 떠오른 건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의혹이다. 전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당원에게 모바일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 김기현 후보의 홍보 전파를 부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 후보는 이번 전대 초반부터 ‘윤심 후보’로 여겨졌다.

경쟁주자인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대가 끝나더라도 당차원에서 이 사건 진실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안철수)” “김 후보는 즉각 사퇴해서 통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황교안)”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대 당권 레이스에서 김 후보와 함께 양강주자로 경쟁해 왔고, 황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울산 토건비리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는 점에서 공동 기자회견은 일종의 연대로 해석됐다.

2위 경쟁 安·千, 결선투표 동상이몽

특히 안 후보 측은 이날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 후보는 앞서 대선 단일화를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에 비유했다가 대통령실의 항의를 받은 뒤로 대통령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선거 막판 불거진 의혹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결선투표에 대한 셈법이 숨은 행보로 풀이된다. 우선 책임당원들의 막판 투표가 이뤄지는 이날까지 ‘반(反)윤핵관’ 표심을 자극해 표를 결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윤핵관 표심은 안 후보 외에 개혁 보수 성향인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의 주요 지지층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을 비판하면서 천 후보와의 선명성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 측은 이날 “안 후보 측으로부터 공동 기자회견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데 공감하지만, 김 후보를 상대로 나머지 후보들이 집단 공격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 역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이미 책임당원 투표가 대부분 이뤄지면서 일찌감치 결선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천 후보 측은 안 후보를 제치고 전체 2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막판까지 변수 속출’ 與전대, 결선투표 이뤄질까[이런정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연합]

“개인 호불호 작용 안 해” “압도적 과반은 어렵다”

당 내에서는 앞서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에 기반해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결선투표 가능성을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당원 100% 선거인 만큼 안정적인 집권을 바라는 당원 대다수가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과, 윤심 선거 논란에 반감을 가진 적지 않은 당원들이 개혁 성향의 안철수·천하람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혼재돼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사태를 겪었던 당원들로선 후보 개인에 대한 호불호보다 당의 안정이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결국 혼란스러운 당 상황을 정리할 기반이 있는 인물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실의 개입 논란을 반성할 여지를 남긴 수치가 나올 것”이라며 “압도적인 과반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후보가 당연히 (당선) 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과 윤핵관과 전국의 거의 대부분 당협위원장과 국회의원들과 시군구 의원들이 결사적으로 밀어줬는데 아직도 결선 갈까, 안 갈까, 50% 넘을까, 안 넘을까 (고민하는 것은) 사실상 김기현 후보가 패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