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에 이철규 부총장급에 박성민·배현진 언급…’친윤’ 지도부 완성 전망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김기현 신임 당대표의 당직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을 인물 등용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지만, 핵심 당직에는 친윤이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가 인선 과정에서 ‘당정일체’와 ‘연포탕’의 가치를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첫 행보로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에게 “지금 최고위원들과 (새 지도부 인선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며 “오늘 당장 발표를 하지 않을 것 같고 주말은 지나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같은 TK출신인 구자근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내정했다. 그는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인선에 대해 “오늘부터 시작해 주말사이에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월요일쯤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사무총장, 지명직 최고위원, 대변 등이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인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홍보부총장(부총장급)도 새롭게 인선 가능하다.
김 대표의 인선 기조는 ‘당정일체’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당내 최대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의 지지를 얻으며 친윤계의 조직표를 확보했다. ‘국민공감’은 초선의원 50인 연판장 등을 주도하며 전당대회 레이스 내내 김 대표를 엄호했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당직 인선에도 ‘국민공감’ 의원들이 포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리는 당직은 당 사무총장이다. 당 사무총장은 당의 전략, 조직, 홍보, 인사, 재정을 총괄하는 실세로 불린다.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부위원장을 맡아 공천 실무를 총괄한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당 사무총장의 당내 입지는 막강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부인하며 “저는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견지한 행보였다. 앞서 비윤계는 ‘김장연대’로 급부상한 김 대표가 장 의원을 사무총장 자리에 앉히고, 대통령실이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의 부재 속, 재선의 이철규 의원이 가장 유력한 사무총장 후보로 꼽힌다. 이 의원은 ‘국민공감’의 총괄 간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의 좋은 자산”이라며 “사무총장은 최소한 재선 이상이어야 하는데, 사무총장 자리가 워낙 민감한 자리라 누구를 인선해도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사무총장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의식한 김 대표가 현 사무총장인 김석기 의원을 연임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이 의원 외에 적임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당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기보다, 물밑에서 김 대표의 당권 행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부총장급인 전략기획부총장과 사무부총장으로는 초선의 박성민, 배현진 의원이 언급된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배 의원의 경우 당 대변인 후보에도 거론됐지만, 배 의원이 직전 최고위원이었던 만큼 부총장급에 인선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설명이다. 배 의원은 ‘국민공감’ 간사이기도 하다.
정책위의장에는 현재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이 언급된다. 여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을 정부와 함께 조율해야 하는 만큼, 실무를 담당했던 의원을 등용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다. 다만 정책위의장은 당헌당규 상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치게 되어있어, 4월 중순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로 인선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당 대변인으로는 이용·장동혁·최형두·박수영 의원과 김기현 캠프 공보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