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고(故) 서세원이 사망 당일 프로포폴 50ml 2병, 총 100ml를 맞고 숨졌다는 캄보디아 병원 간호사의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의사는 "치사량"이라고 했다. 서세원이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간호사의 증언과 달리 동업자 김씨의 운전기사는 "프로포폴을 주사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故서세원 사망 미스터리'를 집중 조명했다.
왕년의 인기 개그맨 서세원은 지난 달 20일 캄보디아에서 68세를 일기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서세원은 캄보디아 병원에서 수액을 맞다가 돌연 사망했다. 당시 캄보디아 경찰이 밝힌 사인은 당뇨에 의한 심정지였는데, 이 병원은 아직 정식 개업도 하지 않은 곳이어서 의사도 없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서세원에게 직접 수액을 놓은 간호사는 제작진에 “비타민을 주사한 뒤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증언했다.
간호사는 “서세원이 내게 그걸 가져왔다. 이미 개봉돼 있었다”며 “서세원의 운전기사가 ‘서세원이 일주일에 두번씩 프로포폴 두병씩을 맞는다’며 한번에 투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서세원에게 주입했다고 밝힌 프로포폴 용량은 50ml 두병으로 총 100ml이다.
이에 대해 김덕경 성균관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서세원은 당뇨를 앓고 있었다”며 “8~10ml만 맞아도 호흡 억제, 심정지가 올 용량으로 한번에 100ml를 맞았다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세원은 운전기사가 없었다. 간호사가 말한 ‘서세원의 운전기사’는 바로 서세원과 함께 병원을 인수해 운영을 준비하던 동업자 김씨의 운전기사였다.
김씨는 제작진이 “서세원이 프로포폴을 맞은 게 확실하냐”고 묻자 “프로포폴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확실하냐”고 완강히 부인했다.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내시경 검사 등을 위한 수면 유도제로 흔히 쓰인다. 하지만 마약과 같은 환각효과로 오·남용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치료목적 등으로 투약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캄보디아에서는 약국에서도 아무 제약없이 구입할 수 있다.
캄보디아에 머물던 서세원은 지난 달 20일 오전 11시30분(한국 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미래병원에서 링거를 맞다 심정지를 일으켰다. 이후 인근 종합병원 의료진이 응급 처치를 시도했지만, 오후 3시 숨졌다.
유족은 사망 8일 만인 28일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국내로 옮겨 장례식을 열었다.
한편, 1979년 TBC 라디오로 데뷔한 서세원은 1990년대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서세원쇼’ 등에서 활약한 인기 MC 겸 개그맨이다. 영화 제작비 횡령, 해외 도박 등 갖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예계를 떠났다.
2015년 아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두 사람은 이듬해 합의 이혼했다. 서세원은 이혼 1년 만인 2016년 23세 연하 해금연주자 김모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이후 캄보디아로 이주해 미디어 및 대규모 부동산 건설, 호텔 사업, 목회 활동 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