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인니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참석
아세안 시장 공략 위한 전략적 거점 낙점
인도네시아 공장 등 현지 사업 현황 점검
LG엔솔과 배터리셀 합작공장 양산 ‘눈앞’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방문에 맞춰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을 포함, 양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4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현지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 회장의 방문이 더욱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3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된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 상승세도 뚜렷하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은 올해 상반기(1∼6월) 총 1만8208대(소매 기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79대(93.1%) 늘어난 규모다. 시장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6%포인트 오르며 3.6%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IAA 모빌리티’ 대신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 부스를 꾸린 것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77만7000㎡ 규모 부지에 생산공장을 지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아세안 지역에 마련한 최대 생산거점이자 인도네시아 최초의 전용 전기차 생산기지다. 총투자비 규모만 15억5000만달러(약 2조500억원)에 달한다.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갖춘 인도네시아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15만대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향후 25만대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크레타, 아이오닉 5, 싼타페,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등이 주요 생산모델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국가별로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다. 그러나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2018년부터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이면 협정 참가국 간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세운 현대차그룹은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 회장과 구 회장의 ‘배터리 동맹’으로 성사된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완공이 눈앞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4월 충북 청주시에 있는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을 찾아 구 회장과 차세대 배터리 부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기점으로 양측은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2021년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립을 본격화했다. 2021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 규모의 부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고려해 생산능력도 30GWh까지 늘린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내년 생산되는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차에 탑재된다.
아울러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 법인과 현대모비스의 합작 법인인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3만3000㎡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 건설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