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레버리지·채권 ETF 대거 순매수
이·팔전쟁, 美 국채 발행 등 단기 불확실성 높아
경기침체 우려에 10년물 금리 5% 찍고 반락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채권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짓눌린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금리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지수 하락 시 수익률이 상승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대거 매도한 반면, 레버리지 ETF 등은 대거 매수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29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200’도 2354억원, 515억원 순매수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채권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돌파하자 금리 하락에도 크게 배팅하고 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347억4700만원 순매수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는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디렉시온 데일리 20년이상 미국채 3배 레버리지 ETF) 9527만달러 순매수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해당 종목들은 채권 금리 상승이 이어지며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와 KODEX 레버리지는 이달 들어 각각 16.64%, 6.88% 하락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20년이상 미국채 3배 레버리지 ETF는 14.73% 내렸다.
반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ETF는 대거 순매도하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1400억원 이상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판 종목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KODEX 인버스는 269억원 순매도로 그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은 주식과 채권 모두 과매도 구간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계속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견조한 미국 경제도 ‘고금리 장기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채권 시장 공급 쪽 리스크가 옅어지거나 추가 수요를 유도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전까지 장기물 금리 변동성에 증시 민감도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제가 침체에 돌입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채권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 등 월가 거물급 인사들이 경기 악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잇따라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5%선을 재돌파했지만,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4.83%로 다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