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난립에 교통난까지
민원 폭발하지만…뚜렷한 해결책 없어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서울 이문·휘경뉴타운 공사가 진행되면서 일대 주민 불만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공사장 인부들이 불법주차를 해 차선을 가로막거나 인근 아파트단지 주차공간을 이용하면서 구청에 민원 또한 쏟아지는 상황이다.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일대는 현재 이문1구역(래미안 라그란데), 이문3구역(이문 아이파크자이), 휘경3구역(휘경자이 디센시아)이 한창 공사 중이다. 입주시기는 이문1구역이 2025년 1월로 가장 빠르고, 휘경3구역은 2025년 6월, 이문3구역은 2026년 5월이다. 1년 뒤에는 이문4구역 착공이 예정돼 있다. 이문3-2구역도 이달 주민설명회를 공고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최대 4층 규모로, 총 7개동 152가구로 지어진다.
문제는 인접한 부지에 재개발공사 차량이 빈번하게 드나들면서 한국외국어대 인근 주민이 소음과 주차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외국어대 후문에서 이어지는 이문1구역 공사장은 차선이 넓지 않은 데다 마을버스 회차구간까지 있어 불법주차에 더욱 취약하다.
한국외국어대 후문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아파트에 불법주차하는 건 물론이고 출퇴근시간에 도로를 다 막아버려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면서 “민원을 여러 차례 넣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 상황인데, 시공사 측에서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또한 공사 차량에서 떨어진 부속품들이 오가는 차량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문동 주민 양모 씨는 “새로 차를 뽑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타이어가 두 번이나 펑크났다”며 공사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공사가 야기한 분진과 소음이 재개발 인근 지역주민에게 일상이 됐지만 최근 교통난까지 극심해지며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만의 화살은 구청 등 관리 주체로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구청도 주차단속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인부들이 차를 세워놓는 일이 잦고 덤프트럭도 많이 다녀서 이문1구역 쪽에 최근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주차단속이 원활하진 않지만 유의 깊게 보고 있고, 또 단속반들에게도 해당 지역을 더욱 상세히 살피라고 한다”며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속해서 과태료 부과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6년 지구 지정 이후 서울시의 정책기조, 금융위기 등 상황 변화로 사업이 다소 지연됐던 이문·휘경뉴타운은 올해 들어 연이은 분양 소식을 알리며 사업추진동력을 받고 있다. 뉴타운이 완성되면 휘경자이디센시아(1806가구),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등을 비롯해 총 1만4000가구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