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김태호·조해진에게 공식 요청
추가 요청은 아직 없어, 추가적으로 논의
김기현·조경태, ‘낙동강 벨트’ 2차 요청 가능성
TK 중진, 컷오프 대신 ‘험지출마 명분’ 제공 분석도
[헤럴드경제=이승환·신현주 기자] 영남 중진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이 ‘낙동강 벨트’에서 일단락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한 지도부는 추가적인 ‘험지 출마’ 요구는 당분간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8일 “지금까지 (지역구 이동을 요청드린)세분과 관련한 기준을 보면 계셨던 곳과 옮길 곳 모두 (총선에서)이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당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해당 의원들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분 외에 (다른 의원들에게는)어떤 공식적인 말도 드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험지 출마를 요청한 현역 의원 3명은 모두 여권의 텃밭인 영남에서 3선 이상 지낸 중진들이다. 이들에게 이동을 요청한 지역구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실제 서 의원에게 요청한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은 현역 의원이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고, 김 의원에게 이동을 요구한 경남 양산을의 경우 김두관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조 의원에게 요청한 김해갑과 김해을 역시 각각 민홍철 민주당 의원과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다. 현재 서 의원과 김 의원은 당의 요청을 수용한 상태다. 조 의원의 경우 이른 시일 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낙동강 벨트를 염두에 두고 서병수, 김태호 의원에게 헌신을 말씀드렸는데, 김해갑·을도 우리 현역이 없는 곳”이라며 “그 지역까지 승리한다면 낙동강 벨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조 의원께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은 설 연휴 전 ‘낙동강 벨트’에서 1차적으로 마무리된 상태다. 설 연휴가 지난 후에 추가적인 험지출마 요청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낙동강 벨트 외의 지역에 대해서는)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어떤 검토가 가능할 지는 조금 더 충분히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험지출마 요구 역시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4선인 김기현 전 대표와 5선의 조경태 의원 등이 요청을 받을 대상자로 거론된다. 김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울산남구을에서 야당세가 강한 울산북구로 이동을 요청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울산 북구는 울산 6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상헌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부산 사하을을 지역구로 둔 조경태 의원의 경우 최인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사하갑으로 이동을 요구받을 수 있다. 김 전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각각 울산북구와 사하갑으로 지역구 이동을 요청받을 경우 ‘낙동강 벨트’를 대상으로 한 2차 ‘험지출마 요구’가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중진을 대상으로 한 ‘험지출마 요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 지도부가 ‘험지 이동’ 요청을 통해 ‘인위적인 컷오프(공천 배제)’ 대신 ‘명분 있는 중진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