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신임 국회의장 당선인사서 언급

“국회법 정한 시한 지켜 원 구성 마쳐야”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 신중해야”

22대 전반기 의장 우원식 “7일까지 상임위원 선임안 마련해달라”[이런정치]
5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가운데)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별히 여야 원내 지도부에 요청한다”며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우 신임 국회의장은 5일 당선 인사에서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국회의장도 함께 밤샘할 각오가 돼 있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우 의장은 “개원을 늦출 수도, 늦춰서도 안 된다”며 “원 구성은 그야말로 국회가 일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준비를 이유로 정작 일할 시간을 까먹는다면 그 준비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가. 국민의 물음에 답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오늘 본회의가 끝나는 대로 교섭단체 대표와 회담하겠다”며 “개원은 국회의 의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에 대한 의무와 도리는 다한다는 결기가 필요하다. 국민의 관점에서 용기와 결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5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우 의장은 “국회는 국민의 뜻을 실현하고, 국민의 삶에 보탬이 돼야 한다”며 “의견이 다를 때, 대립이 격화될 때 어떻게 갈등을 관리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세 가지를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첫째, 의견이 달라도 합의된 기준은 따르자”며 “최소한의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이미 그 기준이 있다. 크게는 헌법이고, 구체적으로는 국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정에서 갈등하고 대립하고 싸우더라도 기왕의 사회적, 법적 합의에서는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미 정해진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이것이 22대 국회가 이전과는 달라져야 할 첫 번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수 의견이라고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우 의장은 또 “둘째 의정활동의 현장성을 높이자”며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으려면 현장에 밀착해야 한다. 동네 골목과 시장, 우리 사회 을들의 터전에서부터 세계와 경쟁하는 첨단기술 현장까지 민심은 국민 삶의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셋째,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자”며 “특정 부문, 영역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사회적 대화를 지속시키고 신뢰를 구축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국회가 할 때”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대통령과 행정부에도 말씀드린다”며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야 한다. 존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의결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제약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재의요구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해치는 재의요구권 행사는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헌법을 이탈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법 취지를 훼손하고 우회하는 시행령도 안 된다”고 했다.

22대 전반기 의장 우원식 “7일까지 상임위원 선임안 마련해달라”[이런정치]
우원식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우 의장은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한다”며 “누구의 편도 아닌 국민의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도, 우도 아닌 국민 속으로 가야 한다. 국회 담장을 넘어 국민 속으로 가야 한다”며 “동료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 속에서 국민과 손잡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 출석한 의원 192명 중 찬성 190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야간 의사 일정 합의가 없었다고 항의하며 표결에 참석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황에서 표결이 이뤄졌다. 당초 찬성 득표수가 189표로 집계됐으나 처음 개표 당시 발견되지 않아 기권 처리됐던 투표용지 1매가 뒤늦게 투표함에서 발견돼 찬성 득표수가 190표로 정정됐다.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당선된 다음 날부터 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당적(黨籍)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의장 활동 기간 동안 민주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이 된다.

앞서 우 의장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뽑기 위한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6선 추미애 의원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원내 1당에서 추천한 후보를 의장으로 선출하는 국회 관례상 원내 1당 내부 경선에서 최종 승리하면 사실상 의장이 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