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4일 與 강원 현역 6명과 오찬…광폭 ‘식사 정치’ 행보

“올라오는 사람 키워야” 홍준표, 한동훈 때리고 보수 자강 강조

‘여의도 정치권’ 거리 좁히는 오세훈-홍준표 [이런정치]
오세훈 서울시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여권의 ‘잠룡’ 지자체장들이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바싹 좁히고 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 지도부와 접점을 늘리고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현역의원들과 1시간30분가량 오찬을 가졌다. 권성동(5선) 한기호(4선) 이양수·이철규(3선) 유상범·박정하(재선) 총 6명의 의원이 전원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지난주쯤 마련된 자리”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역할을 맡았던 다선 중진, 전·현직 지도부, 친윤 주류 인사들이 한데 모인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강원도 의원들과는 만날 일이 없었는데 서로 인사하고 얼굴을 익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볼 일이 많지 않겠나”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오 시장이 이미 대권 행보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총선 직후였던 지난 4월19일 서울 동북권 국민의힘 낙선인 14명과의 만찬을 시작으로 ‘식사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서울·경기 당선인, 비례대표 당선인, 낙천·낙선한 측근그룹을 연달아 만나면서 연일 보폭을 넓혔고,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와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저출생 등 정책 뿐 아니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여권 내 논쟁의 불씨를 댕긴 지구당 부활, 당정관계 등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이달 25일에는 대선·전당대회 등에서 영향력을 지닌 보수 외곽조직 포럼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 강연대에 오른다.

‘여의도 정치권’ 거리 좁히는 오세훈-홍준표 [이런정치]
홍준표 대구시장이 5월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2024 새미준 정기세미나에서 '선진대국 시대로 가자'란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포럼새미준의 총선 후 첫 세미나 연사로 나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직후 한 전 위원장을 “철부지 정치초년생”이라 비판하며 자신의 ‘적통 보수’ 주자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도 “우리 당은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을 키워주지 않는다”며 “외부에서 셀럽(셀러브리티·유명인) 하나 데려와 가지고 놀고 가는 자리”라고 날을 세웠다. 강연에는 김성원(3선) 조정훈(재선) 김대식·박성훈·박상웅(초선)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은 하루에도 여러 번 여의도 정치권을 향한 SNS 메시지를 내는 홍 시장을 놓고 “지자체장 하면 중앙에서 잊혀진다는 건 옛말”이란 반응도 나온다. 대구·경북 통합을 추진하는 홍 시장이 이철우 경북지사와 차기 대권 후보와 대구경북 시장 자리를 놓고 교통정리를 마쳤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홍 시장은 강연 당시 “두 광역단체장 중 한사람이 다음 (지자체장) 선거를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이 지사한테 ‘통합하자, 니가 다 해묵어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