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앞 좌석, 의원·당협위원장·기초단체장 등만 착석
15일 폭력사태 유튜버, 행사장 밖에서 머물러
韓지지층 친한계 이름 나오자 환호…친윤계에는 야유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는 당원이 아닌 분은 참석할 수 없습니다.’
17일 오후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이 같은 안내문이 내걸렸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지난 15일 지지자 간 ‘육탄전’이 발생한 충청권 합동연설회 이후 첫 행사다. 물리적 충돌을 경험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비당원 뿐만 아니라 유튜버의 출입도 제한하며 재발 방지 대응에 나섰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자리에서 2007년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 후보자가 그야말로 불꽃 튀기는 경쟁을 했던 전당대회를 기억한다”며 “자리에 앉아서 질서정연한 우리 당원들의 모습과, 또 깨끗이 승복하는 박근혜 후보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이 자리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뽑고 있구나’ 생각했고, 저 자신이 두 분을 다 반드시 대통령으로 만들어드려야겠다고 꿈꿨다. 그 일이 이뤄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들 모두 당의 자산인 만큼 지나친 비방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서병수 선관위원장은 “이 전당대회가 끝나면 옆에 계시는 당원 동지들과 손에 손을 잡고 이재명의 민주당을 반드시 압도하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라”고 호소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누가 되든지 간에 당대표 최고위원이 선출되고 나면 우리가 전부 똘똘 뭉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회에는 주최 추산 5000명이 참석했다. 무대 앞 1층 좌석에는 후보자 외에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만 착석이 가능했다. 지지자들은 무대와 거리가 떨어진 2층, 3층 좌석으로 안내됐다.
당 선관위는 유튜버의 참석도 막았다. 15일 충돌 사태를 일으켰던 유튜버 중 1명은 이날 원희룡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설치한 야외 천막 인근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지만, 연설회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당 선관위는 전날 경찰에 폭력사태를 일으킨 유튜버 3명을 수사의뢰하고 ‘정당 합동연설회 행사 방해 사건 수사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연설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지지자들 간 신경전은 이어졌다. 특히 한 후보 지지자들은 한 후보의 이름을 큰 소리로 연호하고, 참석자 소개 중 친한(친한동훈)계로 알려진 배현진·고동진 의원의 이름이 나오자 환호했다. 반면 친윤 핵심 인사인 이철규 의원과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의 이름이 나오자 한 후보 지지층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지지를 받는 이상규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에서는 손가락질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