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브라질 청소년들은 ‘GO’패션을 즐긴다. 종아리에 ‘GO’ 문신을 새기고, GO를 넣은 양말, 문구를 즐긴다. 닉 페어웰(한국명 이규석)의 장편소설 ‘GO’(비채)의 영향이다. 브라질 공립 고등학교 필독서로 꼽히며 브라질 청춘들이 ‘내 삶을 바꾼 책’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GO’는 청소년에게 거창한 꿈과 희망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화자는 얼핏 루저처럼 보인다. 제대로 된 직장도, 친구도, 여자친구도 없는 청년이다. 조그만 아파트에 혼자 살며 소설을 쓴다. 생계는 상파울루의 바에서 디제이 일을 하며 간신히 해결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나는 가슴에 구멍이 난 채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애인이 생기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모처럼 활기가 돋지만 이내 모든 게 사라진다. 작가는 화자의 독백 같은 얘기를 통해 조용히 들려준다. 한때 우리는 세상을 바꾸거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영웅이 되기를 꿈꾸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걸. 수렁에 빠진 나를 구원하는 게 먼저이며, 못난이도 루저도 자기 자신만큼은 지킬 수 있다고 다독인다. 포르투갈어 번역본이라 글이 착 달라붙진 않지만 스타일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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