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로얄 더치셸 마저 철수 보도

고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하고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잇따라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중국 엑소더스 광풍이 몰아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석유업체들도 이에 동참한 것이다.

고비용에 리스크 눈덩이…글로벌 석유업체 ‘脫중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중국에서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술 이전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위기가 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유회사 로얄더치셸(Royal Dutsch Shell)은 중국에서 셰일가스 탐사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수십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이미 거액을 투자했지만 지질조사 등에서 위험이 크고 비용이 더 증가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로얄더치셸은 중국에서 윤활유 사업도 매각하려 하고 있다. 중국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차이나와 호주에 액화천연가스 수출회사를 건설하려던 계획도 비용 대비 판매가가 하락하면서 포기했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석유 탐사업체 애너다코 페트롤리엄이과 노블 에너지는 최근 중국 사업 매각을 완료했다. 미국 헤스(Hess) 역시 중국과의 셰일가스 탐사 협의를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영국 석유회사 BP는 남중국해 3개 탐사지역에서 투자비용 1억 달러를 감축하기로 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중국 석유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통해 탐사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사업 리스크를 낮추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ㆍ노키아는 베이징과 광둥성 둥관에서 운영하던 휴대전화 생산 공장 2곳의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고 공장 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둥관과 베이징 공장 폐쇄로 9000여 명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광둥지역은 시티즌, 파나소닉, TDK 등 일본계 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외자 기업의 탈(脫)중국을 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만 기업들도 철수 혹은 감축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여성화 최대 제조업체인 화젠(華堅)그룹은 둥관에 있는 공장 2곳을 합병해 1000~3000명 가량을 감원했다.

광저우 대만기업인엽합은 올해 안에 중국에 있는 대만계 신발업체의 절반이 동남아시아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과 땅값 상승 그리고 세제 혜택 감소 등으로 비용과 리스크가 증가한 탓이라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