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거쳐 취업 기회 ‘디딤돌’역할 채용한마당은 건설·서비스까지 확대 마이스터고·대학 연계 맞춤인재 양성 직업체험인턴·금융영업 채용계획도
신자유주의 체제 하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들은 더 많은 이윤 창출의 기회를 잡은 만큼 주주가치를 실현하는 것외에도 사회적 책임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하지만 이를 수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전세력에 맞서 계속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에 이익의 대부분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당면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 만들기에 앞장서 귀감이 되고 있다. 바로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최근 앞으로 2년 간 총 3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발표한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에는 향후 2년간 1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총 3만명에게 청년 일자리 및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은 구체적으로 고용 디딤돌로 3000명, 사회 맞춤형 학과 1600명, 직업 체험 인턴 및 금융영업 4000명 등 86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또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총 1만1400명에게 청년창업 활성화 교육 과정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삼성 고용 디딤돌’은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에게 취업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업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협력사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3000명을 선발, 3개월은 삼성에서 직무교육을 하고,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십을 갖도록할 계획이다. 직무교육과 인턴 기간 청년에게 지급하는 월 150만원의 급여는 모두 삼성이 부담한다.
특히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 4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삼성 계열사 경력 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일종의 ‘고용 사다리’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매년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등 중공업건설 부문과 서비스 계열까지 확대해 매년 11월 개최하기로 했다.
‘사회 맞춤형 학과’는 청년들은 일자리에, 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인력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마이스터고와 대학 특성화학과를 확대해 1600명을 양성한 뒤 이들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에는 설비 엔지니어 양성과정을 신설해 기업에 꼭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삼성은 29개 대학 및 9개 전문대와 산학 협력을 맺고 있으며 전국 26개 마이스터고에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제품 영업 업무를 3개월간 체험할 수 있는 전자판매 직업 체험 청년 인턴 2000명을 선발한다. 이들 청년 인턴은 전국 지점에서 직업을 체험하고 월 150만원을 받으며 우수 인력은 채용으로 이어진다.
보험설계사 및 투자권유대행인 등 금융영업 분야 일자리 2000개도 새로 마련된다.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호텔신라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삼성바이오로직스 2·3공장 증설, 에버랜드 파크호텔 등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계획이다.
또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총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에서 6400명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특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대구·경북지역 5개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비전공자 400명을 새로 선발, 교육을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대구·경북지역 30개 대학과 협력, 2년간 5000명에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업교육도 제공한다.
삼성은 한편 내년부터 그룹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년이 연장되는 56세부터 매년 전년도 연봉의 10%씩 감액하고 기타 복리후생은 이전과 같이 제공하는 형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재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