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야간거래 중 2년 1개월 최고수준인 1,441.0원까지 치솟아
뉴욕 증시 한국물 ETF도 급락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2시 15분 기준 전일보다 39.7원 뛴 1441.0원까지 급등했다. 2022년 10월 25일(장 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숨가쁘게 오르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 야간선물옵션 지수도 3% 이상 하락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 하락한 319.60을 나타냈다.
지수 역시 계엄령 선포 전까지 전일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10시 30분을 전후로 하락으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은 한국거래소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제휴에 따른 거래시스템 연계를 통해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시간에 이뤄진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2시 16분 기준 1억2800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4.14%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내내 1억3000만원선을 오르내렸지만, 계엄 선포가 나온 오후 10시 30분께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선포 직후 한때 8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였다.
리플(-11.75%), 도지코인(-9.41%), 이더리움(-6.51%) 등 다른 대다수 코인도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시세 급락으로 코인 거래소 접속자가 갑자기 늘면서 업비트, 빗썸 등 일부 거래소에서 접속 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국시간 4일 0시 20분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된 ‘MSCI South Korea ETF’는 7%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는 증시를 뒤흔들 악재인 만큼 이날 아침 국내 증시가 개장할 경우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통화 수장들이 참석 중이다.
한편 계엄령으로 인해 4일 국내 증시 개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거래소는 “개장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