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액 1위 ‘TIGER 미국 S&P500’
순자산총액 감소 1위 ‘KODEX200’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정국까지 국정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동학개미(국내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코리아 엑소더스(대탈출)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올해 많은 개미들이 집중 투자한 ‘상장지수펀드(ETF)’마저도 국장 이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부터 10일까지 국내 상장 전체 ETF 순자산 중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의 순자산총액이 증가 상위를 차지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3일(비상계엄 선포 당일)부터 10일까지의 ETF 순자산총액증가액은 TIGER 미국 S&P500가 406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TIGER 미국 S&P500는 10일 순자산총액이 3일 대비 7.04% 증가한 6조1763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투자한다.
이어 KODEX 미국 S&P500TR(3855억원)→KODEX CD금리액티브(합성)(3396억원)→TIGER MSCI Korea TR(3340억원)→KODEX 머니마켓액티브(3273억원) 순으로 ETF 순자산 총액이 증가했다. 상위 1,2위를 모두 미국 자산을 기초로 한 ETF가 차지한 상태다.
미국 자산을 기초로 한 ETF 외엔 안정성 현금 투자 관련 ETF가 주목받았다. ETF 순자산총액증가상위 탑5 안에 든 KODEX머니마켓액티브는 초단기채권과 기업어음(CP), 현금성 자산 등에 투자하며 KODEX CD금리액티브 또한 안정성 있는 ‘현금 관리용 ETF’에 해당한다. 변동성이 큰 요즘 주식 시장에서 안정성 있는 자산에 투자하려는 대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증감률은 TIGER MSCI Korea TR이 23.64%로 가장 높았다. 해당 ETF는 MSCI Korea 지수를 추종,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중대형주를 위주로 투자하는 ETF로 약 100여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9일까지는 KODEX 미국 S&P500TR이 순자산총액 증감률 13.89%로 가장 높았다.
반면,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ETF는 국내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이다. KODEX 200은 같은 기간 순자산 2287억원이 빠진 5조4353억원를 기록했다. 이어 TIGER TOP10 (-2037억원)→TIGER24-12 금융채(AA-이상)(-1617억원)→TIGER 단기통안채(-1578억원)→KODEX TOP5PlusTR (-666억원) 순으로 순자산총액 감소 규모가 컸다. 만기매칭형 채권형 상품인 TIGER24-12 금융채(AA-이상)을 제외하면 TIGER TOP10의 감소폭이 20.92%로 가장 큰 셈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국내 자산 대비 미국 자산 ETF 투자 선호도는 비단 계엄령의 여진뿐만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TF 중에서 해외 투자 규모가 커지고 국내에 투자하는 규모가 줄어드는 건 올해 계속되고 있는 시장 트렌드”라며 “현재 상황은 부진하던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커져 미국 ETF로의 유입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