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각각 5억4800만달러씩 투자

“中 소비자 눈높이 맞춘 제품 출시, 수출 규모 확대”

현대차
지난 2021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광저우 국제모터쇼’의 베이징현대 전시장 모습.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법인에 조단위 투자를 단행한다.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는 양사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에 각각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BAIC는 전날 홍콩증권거래소에 각각 5억4800만달러씩을 베이징현대에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BAIC는 투자 배경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차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기술 및 신제품에 투자해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과 발전전략을 지원하겠다”라며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국제 시장에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같은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현지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전기차로의 급속한 전환과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 BYD 등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부진에 빠진 현대차·기아가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16년 중국 판매량이 114만대에 달했지만,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왔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4만9000대로 2016년의 5분의 1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13만7300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