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돼 사료적 가치가 높은 ‘낙동강’(1952) 산업화 시기 농촌의 비극적 현실을 묘사한 ‘돈’(1958), 신분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사회 모순을 드러낸 ‘하녀’(1960),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인 ‘성춘향’(1961) 등 한국 영화사의 대표작들이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한 영화 ‘낙동강’ ‘돈’ ‘하녀’ ‘성춘향’ 등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1950~1960년대 한국 근현대기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주요 자료라는 점에서 이같이 등록 예고를 하게 됐다고 국가유산청 측은 설명했다.
전창근 감독의 영화 ‘낙동강’은 대학 졸업 후 낙동강 유역으로 귀향한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담겼다. 한국전쟁기인 1950년에 벌어진 낙동강 전투 장면을 통해 당시 전쟁의 참상이 기록돼 있다.
김소동 감독의 영화 ‘돈’은 순박한 농사꾼인 주인공을 통해 당대 문제가 됐던 농촌 고리대, 사기꾼 성행 등 농촌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특히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의 열악한 농촌의 현실이 사실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묘사돼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2층 단독주택으로 상징되는 중산층 가족과 그 집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주인공으로 인물들의 욕망과 억압, 공포와 불안 등 당대 한국 사회의 긴장과 모순을 드러낸 작품이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은 1961년 개봉한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다. 무엇보다 장면마다 화려한 색감으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해 한국 영화 산업의 기술적 변화를 보여준다. 1960년대 최고의 흥행작이자 해외 영화제에도 출품되는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작품으로 영화사적 의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등록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