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닥 최고경영자(CEO) 중 최종학력 ‘고졸’은 코스닥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오늘을 일군 이들의 공통점은 ‘한 우물’을 팠다는 데 있다. 오랜 ‘내공’만큼 이들이 이끄는 기업들의 내용 역시 탄탄하다. 헤럴드경제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Dart)를 분석한 결과 900여명의 국내 코스닥 기업 CEO 중 최종학력이 고졸인 CEO는 31명에 그쳤다. 평균 출생연도는 1951년생. 한국 나이로 현재 60세다. 산업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던 때라, 이들은 산업 역군으로 일하기 위해 상(商)고, 공(工)고를 진학해야 했다. 일부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이들도 가정 형편상 대학을 가는 게 쉽지 않던 때였다. 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1968년은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자동차가 설립되던 해다. 이들 세대가 바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현장에서 이뤄낸 셈이다. 비록 대학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40여년에 달하는 이들의 경영 노하우는 그들이 이끄는 기업들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김영국 티플랙스 사장의 경우는 부친 별세로 인해 고교 졸업 후 바로 가업을 이어받았다. 가업이라고 해야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김 사장은 부친이 경영하던 작은 철제소를 물려받아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2010년 1000억원대, 올해는 상반기에만 6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고를 졸업한 코텍 이한구 사장 역시 지난 1987년 서울 구로동에 세주전자라는 작은 기업체를 설립한 이후 현재 코텍이라는 기업을 일궈낸 주인공이다. 코텍은 현재 카지노용 모니터 수출로 한 해 북미 시장에서 약 45%의 시장점유율를 자랑하고 있다. 선박 통신장비 등을 생산하는 삼영이엔씨의 황원 사장의 경우 체신고를 졸업한 후 현 우정사업본부인 체신부 무선국에서 근무하다 1978년 10월 삼영사라는 작은 기업을 창업했다. 이후 법인 전환을 통해 현재의 삼영이엔씨로 성장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졸 출신 코스닥 기업 CEO는 “중학 졸업 후 고교 진학 자체가 어려웠던 때였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고졸 출신이라는 부분에 대해 낮게 보는 경향이 있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고졸 출신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듯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마치 사회에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해주는 것인 양 분위기가 휩쓸리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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