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요? 알고 시작했어요. 마지막 내레이션 중에 ‘7개월하고 이틀째 살고 있다’라는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아프건 안 아프건, 누구나 사람은 시한부일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 됐다’, 바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1일 종영한 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에서 담낭암 말기 환자 이연재로 열연한 김선아(36)를 14일 명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선아=삼순이’로 통할 만큼 삼순이 이미지가 강했던 김선아는 ‘여인의 향기’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에서 강한 휴먼 멜로 드라마의 사랑스럽고 연약한 여주인공 연재로 거듭났다. 김선아는 “하도 울어서 ‘수도꼭지’란 별명을 얻었다”면서 “쪽대본이 없었던 것도 결말을 좋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인의 향기’ 촬영 전, 올 10월 개봉할 영화 ‘투혼’의 촬영을 마친 김선아는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컸다고 했다. 영화 ‘투혼’에서도 말기암 환자 역할을 맡은 김선아는 “‘여인의 향기’ 1회 촬영 때부터 이미 체력이 바닥 나 있었다”고 했다. “15년간 일하면서, 아침에 알람소리를 듣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컸고 진짜 아픈 사람처럼 짜증도 많이 났고 감정의 기복도 심했어요.” 김선아가 슬픈 멜로의 여주인공을 완벽히 소화해낸 데는 무엇보다 섬세한 준비가 바탕이 됐다. 말기암 환자가 되기 위해 하루에 한끼만 먹으며 체중을 감량하는가 하면, 촬영 중간 중간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적극 제안했다. 화제가 된 이동욱과 마주보고 타는 ‘자전거 신’도 김선아가 사진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해보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연재의 심리상태에 따라 립스틱 색깔이나 옷, 구두 등 작은 소품 하나라도 상황에 따라 달리 준비했다. 말기암 환자인 만큼, 예쁘게 보일 수도 없었다. 머리는 늘 부시시했고, 지금도 머리결이 푸석푸석하다고 했다. 김선아의 버킷리스트를 묻자 첫번째로 ‘미친 듯이 사랑해 보기’를 꼽았다. 심장이 뛰는, 가슴이 콩닥콩닥하는 순수한 사랑이 하고 싶단다. 이 밖에 가족들 잘 챙기기,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할 만한 프로포즈 받기, 여우주연상 받는 날 남친에게 프로포즈 받기, 남자로 태어나 보기 등을 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선아는 “여우주연상 받는 날 남친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싶은 건 오래된 소망인데, 어려울 것 같다”며 “노처녀란 수식어는 싫고, 남자로 태어나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m.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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