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또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의장과 김 수석을 다음주 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돈봉투 사건은 4ㆍ11총선의 최대 핵심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박 의장은 이날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퇴문에서 ”국민여러분 죄송하다“면서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껴 국회의장직을 그만두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장은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려한다“면서 ”관련된 분들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등에 이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4번째 의장이 됐다. 특히 비리나 부패 사건과 연루돼 현직 의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그동안 모로쇠로 일관했던 박 의장이 갑작스럽게 심경 변화를 일으킨 배경은 이날 자신의 비서였던 고명진씨의 폭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씨는 검찰조사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8년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 측에 건네진 문제의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고씨는 이어 김 수석을 겨냥 " 책임있는 분이 자신의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을 모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관련, 김 수석은 이날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은 채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현직으로 검찰 소환에 응할 경우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에 주는 부담을 고려, 이 대통령이 중동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하는대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현직 국회의장 소환조사라는 걸림돌이 해소된만큼 내주 중 김 수석과 박 의장을 잇따라 소환해 동봉투 살포 범위와 구체적인 액수, 자금출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조정만 수석비서관을 다시 소환, 고씨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양춘병ㆍ조용직 기자 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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