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갱신하는 데 보험료가 무려 배 이상 오른다는 건 고객들을 기만한 행위입니다.”(실손보험 가입자 A씨) “특별한 이유 없이 50만원에 이르는 자기공명영상(MRI)을 매일 찍습니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합니까.”(손해보험사 장기보험팀 B팀장)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민영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인상 폭이 너무 크다는 이유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 높다며 큰 폭의 인상 불가피론을 주장한다. 금융감독 당국 역시 일부 가입자와 병ㆍ의원의 모럴해저드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과다한 보험료 인상에는 부정적이다. 정부 역시 물가 상승에 대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그냥 놔둘 순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이 손해율이 높음에도 손보사들의 보험료 조정 폭을 두고 제동을 걸고 나선 명분은 과당경쟁이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공적보험 ‘틈’ 보강한 실손보험… 모럴해저드에 ‘피멍’=애초 실손보험의 도입 취지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즉 공적건강보험 체계하에서 의료공급자(병ㆍ의원)와의 보험계약 등 관계 설정을 통해 과잉 의료비 억제를 위해 민영의료보험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 개발이 논의됐다. 5년간에 걸쳐 사망 위험 및 각종 질병 증감률 등을 통계화해 이를 근거로 합리적인 보험료를 산출하는 구조다. 손해율이 낮아진 질병 담보에 대해서는 당연히 보험료가 내려가고, 반대로 발생률이 높아질 경우 증가한 위험률을 적용해 보험료를 산출한다. 보험의 기본 원리다. 하지만 지난 2008년을 시점으로 ‘전액 보장’이란 실손보험의 특징을 악용한 모럴해저드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우려를 두고 생보-손보업계 간 갈등이 야기되면서 과당경쟁 등 시장이 혼탁해졌다. 결국 이로 인한 과당경쟁의 폐해는 지급보험금 증가 등의 손실로 이어져 손보사들의 재무적 안정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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