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양육에 대한 논의의 첫머리에는 대부분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예전에 비하면 여성의 사회 진출은 많이 확대됐으나, 아직도 걸림돌은 ‘출산’과 ‘양육’이다. 그렇다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위해 출산과 양육을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양육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이다. 출산은 사회 구성원의 충원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며, 양육은 양질의 사회 구성원을 육성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충분할 것으로 보였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어느 날 갑자기 부족해졌다. 유치원이 문을 닫고 어린이집이 파업을 한 것도 아니다. 왜 갑자기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제 와서 정치권의 인기 영합주의 폐단이니 하는 말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이런 논란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가장 우수한 자원은 바로 아빠, 엄마 등 ‘부모’다. 양질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양육된 아동의 발달이 우수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보다 더 우수한 양육은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연구 보고가 많다. 이것은 양육에서의 사회적 책임은 가정과 협력적으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현 시점에서 정상적인 아동 양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양육 지원에 대한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모든 아동의 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과도기적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양육 지원은 시설에 대한 지원이든, 가정에 대한 지원이든 형평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혼란은 어린이집에 보내는 아동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는 부모는 우선적으로 저소득층이면서 직장을 다니는 가정에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고도 여유가 있으면 홑벌이 전업주부 가정에도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갑자기 부모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하는 것은 보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 때문이다. 양육 지원 정책은 단순히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단위 부모 교육 등을 통해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부는 가정 내 양육을 하고 있는 가정에 대해서도 시설 보육을 하는 아동과 공평하게 지원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우수한 양육자는 부모라는 점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인식하고 자녀 양육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행정ㆍ재정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단순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있게 행정ㆍ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을 정부의 양육정책이라 할 수 없다. 정부는 오히려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의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부모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양육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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