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한시 선집>(문학동네. 2012)은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 여성들의 한시를 모은 책이다.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의 정 그리고 고향과 자연에 대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각 시마다 저자가 해설을 달았다. 그중 한 편을 소개한다.
늦봄 뒤뜰에 앉아서(晩春坐後庭一首) -김청한당
흰 구름 막 피어올라 온갖 자태 짓고 휘늘어진 버드나무에는 저녁 햇살이 더디다. 처마 끝 살구꽃은 흰 눈처럼 환한데 꾀꼬리 소리 들으며 시를 짓는다.
白雲初起轉多姿 楊柳垂垂日影遲 屋角杏花明似雪 鶯兒聲裏坐題詩
이 시는 맑고 환한 늦봄의 풍경 묘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러한 풍경 속에서 시를 짓는 청한당의 자태 역시 아름답게 드러난 작품이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흰 구름, 파랗게 휘늘어진 버드나무, 붉은 노을, 하얗게 핀 살구꽃, 꾀꼬리 울음소리, 그리고 가만히 앉아 시를 짓는 자기 자신에 이르기까지 가 닿는 곳마다 시인의 눈길과 손길이 느긋하면서도 그윽하다. 200~201쪽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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